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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익의 '꽃구경'을 듣고 목놓아 울었다

장사익 가수와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아들이 어머니를
'고려장高麗葬' 하기 위해

업고 갑니다.


어머니는

이를 눈치채고
자신을 버리고 가는 아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
행여나 아들이 길을 잃을까 하여
등에 업힌 채

솔잎을 뿌립니다.


뿌린 솔 잎을 보고
아들이 길을 잃지 말라는
어머니의 깊은 사랑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가슴 아픈 이야기이지만
어머니의 깊은 사랑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노래 말입니다.






꽃구경



가수 장사익





"어머니, 꽃구경 가요"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는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산길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더니
꽃구경 봄 구경
눈 감아 버리더니
한 움큼씩 한 움큼씩 솔잎을 따서
가는 길 뒤에다 뿌리며 가네
어머니 지금 뭐 하나요
솔잎은 뿌려서 뭐 하나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내려갈 일 걱정이구나
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장사익 노래를 듣고
가슴 저려하는
며느리 복순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착하고 순박한 며느리 복순이는

이 노래를

고려장 이야기로

접근하지 못하고,


작품 자체를

순수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10년 전부터 중풍으로 와병 중이신 90세 시어머니를 간병하며 여섯 남매를 키우고 있는 복순이의 일상은 하루하루가 전쟁과 같았다. 남편을 일찍 잃고 홀로 여섯 아이를 키우는 것도 벅찬데, 몸을 가누기 힘든 시어머니의 간병까지 그녀의 어깨를 짓눌렀다. 그럼에도 그녀는 웃음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아이들에게도, 시어머니에게도 힘이 되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그녀는 저녁 식사 후 잠시 여유를 찾기 위해 거실에 나와 TV를 틀었다.
우연히 장사익의 ‘꽃구경’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그녀는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어머니, 꽃구경 가요”
첫 소절을 듣자마자 그녀의 눈앞에 떠오른 것은 젊은 시절의 시어머니였다. 고된 농사일을 마다하지 않고 늘 가족을 위해 헌신하던 어머니. 지금은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이 더 많지만, 예전에는 강인하고 밝은 분이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의 자신과 그 어머니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녀가 어머니를 등에 업고 꽃구경을 간다는 상상을 하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이 구절은 그녀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언제나 가족을 돌보던 시어머니를 이제는 자신이 돌봐야 하는 상황이 참으로 역설적이었다. 그녀는 매일같이 시어머니를 업고 욕실로 데려가고, 침대에서 일으켜 세우고, 씻겨드렸다. 이는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헌신의 표현이었다. 시 속의 아들이 어머니를 등에 업고 꽃구경을 가듯이, 그녀도 시어머니와 함께하는 시간들을 소중하게 여기며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이 구절을 들으며 그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시어머니는 매일같이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하셨다. 그 고마움이 담긴 미소와 손길은 그녀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어머니가 자신의 등에 업히는 것이 얼마나 기쁠까를 상상하며, 그녀는 어머니와 함께하는 시간을 더욱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다짐했다.

"마을을 지나고 산길을 지나고"
이 소절은 그녀에게 시어머니와 함께한 지난 세월을 떠올리게 했다. 함께 겪어온 기쁨과 슬픔, 그리고 힘들었던 순간들. 마치 인생의 여정을 걷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녀는 시어머니와 함께 지나온 길을 생각하며, 앞으로도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을 묵묵히 다짐했다.

"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이 소절을 들으며, 그녀는 시어머니가 겪어온 고난과 역경을 떠올렸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온 시어머니의 삶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어머니는 언제나 밝고 긍정적이었다. 시어머니의 그 강인함이 그녀에게 큰 힘이 되었다.

"꽃구경 봄 구경 눈 감아 버리더니"
어머니가 꽃구경을 하며 눈을 감는 모습이 그녀의 눈앞에 그려졌다. 어머니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진 그 순간, 인생의 아름다움을 느끼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졌다. 그녀는 시어머니와 함께하는 매 순간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고 싶었다.

"한 움큼씩 한 움큼씩 솔잎을 따서 가는 길 뒤에다 뿌리며 가네"
솔잎을 뿌리는 어머니의 모습은 그녀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어머니의 끝없는 사랑과 보호의 마음이 그 속에 담겨 있었다. 시어머니가 자신의 길을 걱정하며 솔잎을 뿌리는 모습에서, 그녀는 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다시금 느꼈다.

"어머니 지금 뭐 하나요 솔잎은 뿌려서 뭐 하나요"
아들의 질문을 통해 그녀는 자신이 시어머니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세대 간의 이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사랑과 배려는 항상 그녀의 곁에 있었다.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내려갈 일 걱정이구나 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시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대답이었다. 그녀는 어머니가 자신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솔잎을 뿌린다는 것을 깨닫고, 그 사랑의 깊이에 다시 한 번 감동했다.

장사익의 '꽃구경'을 들으며, 그녀는 시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다시금 확인했다. 시어머니의 깊은 사랑과 보호 본능을 느끼며,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시어머니와 함께한 시간들을 소중히 여기며, 앞으로도 그 사랑을 잊지 않고 간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며느리 복순이는 장사익의 노래에서 위로와 공감을 얻으며, 시어머니와 함께하는 날들이 더욱 값지고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다짐하며, 그녀는 다시 한 번 강인하게 일어섰다.
장사익의 '꽃구경'은 그녀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주었고, 시어머니와의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가수 장사익은 한국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독특한 음악적 세계를 구축한 대표적인 예술가다.
그의 노래는 한국인의 정서와 삶의 애환을 담고 있으며, 깊은 감동을 준다. 특히 "꽃구경"은 그의 대표곡 중 하나로,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를 통해 인간의 본질적인 사랑과 슬픔을 그려내고 있다. 장사익의 삶은 농촌에서의 고된 삶과 예술가로서의 고뇌가 혼재된 여정이었다.
이는 그의 음악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으며, "꽃구경"에서도 이러한 배경이 작품에 깊이를 더해준다.

"어머니, 꽃구경 가요"
첫 행은 아들의 목소리로 시작된다. '어머니'라는 호칭은 존경과 사랑을 담고 있으며, '꽃구경 가요'는 단순한 제안이 아니라, 어머니와 함께 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이는 어머니와의 관계가 단순히 혈연을 넘어선 깊은 정서적 유대임을 시사한다.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아들이 어머니를 등에 업는 장면은 역설적이다. 일반적으로 자식이 어머니를 업는 일은 노년에 이르러 가능하다. 이는 시간의 흐름과 세대 간의 역전을 표현하며, 어머니에 대한 헌신과 봉사의 마음을 상징한다.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봄날은 새 생명의 시작과 희망을 의미한다. '세상이 온통 꽃 핀' 것은 아름다움과 희망이 가득한 시기를 나타내며, 어머니와 함께하는 순간이 더욱 소중하고 값지다는 것을 강조한다.

"어머니는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어머니의 기쁨은 아들의 헌신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이는 어머니가 자식에게서 받는 작은 행복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를 잘 보여준다. 어머니의 기쁨은 단순한 외적 반응을 넘어서서, 자식과 함께하는 순간의 소중함을 반영한다.

"마을을 지나고 산길을 지나고"
마을과 산길은 인생의 여정을 상징한다. 이는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걸어온 인생의 길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 공간의 이동은 시간의 흐름과 삶의 변화를 나타낸다.

"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산자락과 짙어진 숲길은 인생의 복잡하고 어려운 시기를 상징한다. 이는 어머니의 생애가 단순하지 않았음을 암시하며, 어머니가 겪었던 고난과 역경을 떠올리게 한다. 숲길의 짙음은 어머니의 고통과 그 깊이를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아이구머니나!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더니"
'아이구머니나'라는 감탄사는 어머니의 놀라움과 감격을 나타낸다. 말을 잃은 것은 어머니의 감정이 극에 달했음을 의미하며, 이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동을 느꼈음을 나타낸다.

"꽃구경 봄 구경 눈 감아 버리더니"
여기서 눈을 감는 행위는 단순한 피로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어머니가 그 순간을 마음에 새기며, 인생의 아름다움을 느끼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이는 어머니가 자식의 헌신에 감동받아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자 하는 행위일 수도 있다.

"한 움큼씩 한 움큼씩 솔잎을 따서 가는 길 뒤에다 뿌리며 가네"
솔잎을 뿌리는 행위는 상징적이다. 이는 어머니가 자신의 흔적을 남기며, 자식이 다시 돌아올 길을 표시하는 것이다. 어머니의 걱정과 배려가 담긴 행위로, 자식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보호의 마음을 표현한다.

"어머니 지금 뭐 하나요 솔잎은 뿌려서 뭐 하나요"
아들의 질문은 어머니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 이는 세대 간의 이해의 차이를 나타내며, 어머니의 깊은 사랑과 배려를 자식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내려갈 일 걱정이구나 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어머니의 대답은 절절하다. 자식이 길을 잃고 헤매지 않도록 솔잎을 뿌린다는 설명은 어머니의 깊은 사랑과 보호 본능을 잘 나타낸다. 이는 어머니가 자식을 끝까지 지켜주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을 상징한다.

장사익의 "꽃구경"은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인간의 깊은 정서와 사랑을 노래한 작품이다. 노래의 각 행은 섬세하고 다층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어머니와 자식 간의 사랑과 헌신을 감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어머니가 솔잎을 뿌리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며, 이는 어머니의 끝없는 사랑과 보호 본능을 상징한다.

작품의 주제의식은 사랑과 헌신, 그리고 보호에 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경험을 넘어선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을 다루고 있으며, 이를 통해 청중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표현상의 특징으로는 서정적이고 감정적인 언어 사용이 돋보이며, 이를 통해 노래의 감동을 더욱 극대화하고 있다.

아쉬운 부분을 구태여 꼽자면, 노래의 전개가 다소 예측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작품의 감동을 해치지 않으며, 오히려 그 예측 가능성이 노래의 안정감과 친근감을 더해준다.

요컨대, 장사익의 "꽃구경"은

사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려장高麗葬'인 것이다.

등에 업힌 어머니 또한

알고 계셨으리라.


이 글은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독창적이고 감동적인 작품이다. 그의 음악적 세계와 인간적인 따뜻함이 잘 어우러진 이 노래는 한국인의 정서를 잘 담아내고 있으며, 청중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장사익의 음악은 그의 삶과 경험이 녹아든 진솔한 예술로, 이를 통해 우리는 그의 노래에서 위로와 공감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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