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카프카는 이렇게 글을 썼다
프란츠 카프카와 청람 김왕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3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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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골몰하는 과정에
국문학과 재학 시
현대시론 시간에 교수님께서
강의하신 내용을
상기하여
재구성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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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츠 카프카의 글쓰기
청람 김왕식
교수: "자, 이번 수업에서 카프카의 글쓰기 방식을 살펴볼 겁니다. 카프카는 글쓰기를 통해 인간의 깊은 내면을 탐구하려고 했어요. 여러분도 그렇게 글을 써볼 수 있겠죠?
자, 첫 번째로, 여러분은 글을 쓸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학생: "저는 주로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드는 것에 집중합니다.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요."
교수: "흥미를 끌어들이는 것도 중요하죠.
카프카는 단순히 재미를 넘어서 독자에게 강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걸 목표로 했어요.
'우리 안에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 같은 글을 써야 한다고 했죠.
그게 무슨 의미일까요?"
학생: "음... 독자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진실을 보게 한다는 뜻일까요?"
교수: "맞아요. 카프카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피하려고 하는, 두려운 진실을 드러내는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여러분이 글을 쓸 때, 단순히 즐거움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독자가 불편해할 수 있는 진실을 다뤄야 한다는 거죠."
학생: "그럼 글을 쓸 때 슬프거나 힘든 주제를 다루라는 건가요?"
교수: "그렇죠. 카프카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깊은 상실감, 고독, 절망 같은 감정을 다루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독자에게 그런 감정을 전달함으로써 그들이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고, 새로운 자아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죠.
카프카는 그런 경험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학생: "그렇군요. 그런데 그런 글이 독자에게 너무 무겁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교수: "물론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그 무게가 새로운 시야를 열어준다는 점이에요.
단순히 즐거움을 주는 글도 좋지만, 독자가 글을 읽고 나서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글은 더 깊은 영향을 줄 수 있죠.
카프카의 글은 독자에게 고통을 준다고 했어요.
그 고통이 새로운 깨달음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겁니다."
학생: "알겠습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써야 할지 조언을 주실 수 있을까요?"
교수: "물론이죠.
먼저, 자신의 경험이나 주변 사람들의 경험 중에서 강한 감정을 일으켰던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그런 경험은 독자와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큰 상실을 겪었거나 혼자라고 느꼈던 순간이 있을 겁니다.
그런 경험을 글로 풀어내는 거죠."
학생: "그러니까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하라는 말씀이신가요?"
교수: "네, 그렇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은 가장 진솔하게 쓸 수 있는 재료입니다. 그 경험에서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해요.
거기에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을 담는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글에 공감할 수 있겠죠."
학생: "보편적인 감정이라면,
예를 들면 어떤 걸까요?"
교수: "사랑, 슬픔, 두려움, 희망... 이런 감정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본 것들이에요. 여러분이 자신의 이야기에서 이런 감정을 어떻게 경험했는지를 솔직하게 풀어내세요. 그럼 독자들도 그 감정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될 겁니다."
학생: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카프카처럼 불안이나 소외감을 표현할 수도 있겠군요."
교수: "맞아요.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소외감을 느끼죠.
카프카는 그런 주제를 많이 다뤘습니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고,
그 속에서 무력감을 느낍니다.
이런 상황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학생: "그러면 이야기를 구성할 때도 특별히 고려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교수: "이야기 구조도 중요하죠.
가장 중요한 것은 진솔함입니다. 이야기가 복잡할 필요는 없어요.
중요한 것은 독자가 글을 읽고 나서 무언가를 느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겁니다.
독자가 자신을 돌아보고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글이 좋은 글이죠."
학생: "네, 이해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글을 쓸 때 유의할 점이 있을까요?"
교수: "마지막으로,
지나치게 장황한 설명을 피하고 간결하게 쓰는 것이 중요해요.
카프카의 글은 명료하고 간결합니다. 그의 글은 독자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어요. 여러분도 불필요한 설명을 줄이고,
핵심 감정과 메시지에 집중하세요."
학생: "감사합니다,
교수님. 말씀해 주신 대로 한 번 글을 써보겠습니다."
교수: "좋아요.
중요한 건 연습과 경험입니다.
많이 써보고, 자신이 쓴 글을 돌아보면서 발전해 나가세요.
글쓰기는 계속해서 성장하는 과정이니까요.
다음 수업에서 여러분의 글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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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은
초보 글쓰기라고
겸손히 밝힌 독자가
보내온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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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째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다.
글쓰기 작법, 기성 작가의 글쓰기 강의 등 숱하게 들었다.
그럼에도
글 한 줄 쉽게 도전하기 어려웠다.
와중에
카프카의 글쓰기를 원용한 교수와 학생의 대화를 접하고
느낀 바 있어
몇 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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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란 한편으로는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작업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독자와의 소통을 시도하는 행위이다.
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할 때, 글을 쓰는 것은 단순한 일상의 기록을 넘어 인간의 깊은 감정을 탐구하고 이를 표현하는 예술적 과정이다.
이번 교수와 학생의 대화를 통해, 나는 작가로서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복잡하고 도전적인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우선, 교수님이 강조하신 카프카의 글쓰기 방식은 내게 큰 영감을 주었다. 카프카는 단순히 독자에게 즐거움을 주기보다는
'우리 안에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
같은 글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독자들이 마주하기 두려워하는 진실을 끄집어내어, 그들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줄 수 있는 글을 지향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글쓰기는 단순히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넘어, 독자들에게 강렬한 감정적 반응을 이끌어내고 그들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나는 글쓰기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열망이 크다.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어떤 주제를 선택해야 할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이때 교수님이 언급한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하라'는 조언은 큰 도움이 되었다. 내 삶에서 강렬한 감정을 느꼈던 순간들, 이를테면 큰 상실을 겪었거나 외로움을 느꼈던 순간을 글로 풀어내는 것은, 진솔한 감정을 표현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런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보편적인 감정을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배웠다. 사랑, 슬픔, 두려움, 희망 같은 감정은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본 것들이기 때문에, 독자들이 그 감정에 공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글은 독자들과의 정서적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글이 단순히 정보나 이야기를 전달하는 도구를 넘어, 사람들 사이의 깊은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쓰기의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명료함과 간결함이다.
카프카의 글이 그러하듯, 복잡한 설명보다는 간결하고 명확하게 핵심 감정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독자들이 글의 본질을 쉽게 파악하고, 글이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과 메시지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간결함은 글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강도를 높여준다.
작가 지망생으로서 나는 이제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가 동시에 든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과 깨달음을 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지만, 그런 글을 써내는 과정이 쉽지 않음을 잘 안다. 교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글쓰기는 연습과 경험을 통해 발전하는 과정이다. 나 역시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독자들과 더 깊이 소통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대화를 통해 느낀 바는 글쓰기가 단순한 기술이나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진솔한 감정과 경험에서 출발해 사람들과의 깊은 소통을 지향하는 여정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 여정을 시작하는 초보작가로서, 글을 통해 독자들과 진정으로 소통하고 그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그러기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배우고, 느끼고, 써 내려가야 할 것이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