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고등학교 은사님이신 허만길 선생님께 올립니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14. 2024
서울 경복고등학교 재학 당시
은사님이셨던
허만길 선생님께
올립니다.
문학평론가 ㆍ 수필가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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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사람 몸 존중 선언
Declaration of Human Body Respect
◆ 전문(Preamble)
나는 1990년 정신대(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최초의 단편소설로 간주되는 ‘원주민촌의 축제’(‘A Feast in the Village of Natives’)를 발표했다. 이듬해 이 작품으로 한글문학상 신인상을 받으면서 해마다 8월 13일을 ‘국제 사람몸 존중의 날’ (International Human Body Respect Day)로 제정할 것을 제의했다. 작품 세계에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45년 뒤 1990년 8월 13일 대학원생인 외손녀가 정신대로 끌려갔던 외할머니를 타이완의 높은 산속 원주민촌에서 처음으로 만났기 때문이다.
사람은 어린이이거나 어른이거나, 남자이거나 여자이거나, 강건한 자이거나 나약한 자이거나 본질적으로 누구나 존귀한 존재이다. 사람은 누구나 국가, 지역, 인종, 성별, 이념, 종교, 사회적 직위에 구애받지 않고 존귀한 존재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따라서 사람몸 또한 존귀한 존재이며, 존중받아야 할 존재이다.
사람으로서의 삶은 보편적으로 우선 자기 몸이든 남의 몸이든 사람몸을 존중할 줄 아는 데서부터 출발하여 개인과 인류의 이상을 지향하게 된다는 순리를 안고 있다. 사람몸 존중은 사람이 누려야 할 모든 권리 중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선행적인 권리에 속한다.
크고 작은 전쟁이 있을 때마다 어린이, 노약자, 임산부 등 무고하고 선량한 사람들이 무수히 죽음을 당했다. 그들이 간신히 살았다 하더라도 고통스러운 후유증을 앓는 경우가 너무나 많았다.
지구의 하늘, 땅, 물 어느 곳을 가리지 않고 사람 몸에 대한 잔인한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람 몸 살상 과학의 발달, 환경오염 및 파괴의 가속화에서 오는 사람의 생존 위협 또한 커지고 있다.
우리는 사람 몸 경시 풍조와 각종 생존 위협을 물리쳐야 한다. 우리는 사람 몸 존중을 기본으로 하여, 사람 가치를 충실하게 발휘하면서 따뜻한 세상 만들기와 참삶 누리기와 인류의 이상 추구에 정진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안전하고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개척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어야 한다.
우리는 지구 전체를 '큰 지구 나라'(Big Earth Country)라고 생각하고,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큰 지구 가족'(Big Earth Family)이라고 생각하면서, 지구의 모든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격려하고 도와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2024년 8월 13일 사람 몸 존중을 위해 세계의 모든 사람과 공동체와 국가가 이해하고 다짐하고 성취하여야 할 주요 할 일을 담은 ‘국제 사람몸 존중 선언’(International Declaration of Human Body Respect)을 널리 알린다. 이 선언이 국제적으로 널리 인식되고 실천되어 인류 공동체의 삶이 새롭게 향상되기를 바란다.
주요 할 일(Main Tasks)
1.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몸은 존중되어야 한다.
2. 우리는 지구 전체를 '큰 지구 나라'(Big Earth Country)라고 생각하고,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큰 지구 가족'(Big Earth Family)이라고 생각하면서, 지구의 모든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격려하고 도와야 한다.
3. 가정과 학교에서는 자녀와 학생들에게 자기 몸이든 남의 몸이든 사람몸을 존중할 줄 아는 심성과 태도를 길러 주어야 한다.
4. 전쟁으로 말미암아 사람 몸이 희생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으므로, 세계의 각 분야의 지도자들은 국가 사이의 우호 관계를 중시하고, 전쟁의 예방과 억제와 화해에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5. 납치, 인질, 인신매매, 불법 마약 사용, 테러, 폭력, 성폭행, 아동학대가 뿌리 뽑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여야 한다.
6. 사람 몸이 살상 과학의 실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7. 지구의 어느 곳이든 천재지변, 굶주림, 전염병에 허덕이는 사람에 대하여 지원할 수 있는 국제적 협력이 능률적으로 실천되어야 한다.
8. 노약자, 무의탁자, 심신 장애자가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9. 가정, 학교, 직장, 사회에서는 질병과 외로움과 불우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격려와 용기를 줄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여야 한다.
10. 가정, 학교, 직장, 사회에서는 사람에 대한 차별과 멸시와 모함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건전한 심성의 인간을 기르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11. 가정, 학교, 직장, 사회에서는 사람몸 존중을 해치는 비인간적, 비도덕적 요인을 효과적으로 순화하고 제거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12. 해마다 8월 13일 '국제 사람 몸 존중의 날'에는 온 세계가 전쟁, 납치, 인질, 인신매매, 가출 등으로 말미암아 헤어진 가족을 찾아 주는 운동을 벌임으로써 이날이 '지구촌의 만남의 축제'(The Reunion Festival of Global Village)가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2024년 8월 13일
문학박사 허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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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길 선생님,
선생님께서 이끄셨던 교실은 단순한 교육의 장소를 넘어선, 인간성을 탐구하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공간이었습니다.
제가 서울경복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선생님께서는 그저 국어 과목을 가르치시는 선생님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삶의 본질과 가치를 일깨워주시는 길잡이셨습니다.
특히, 선생님께서 강조하셨던 인간 존중의 철학은 지금까지도 저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표하신 '국제 사람 몸 존중 선언'은 선생님의 일관된 철학이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선생님께서 이 선언을 발표하시면서, 인간의 존엄성과 사람 몸에 대한 존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셨다는 사실에 저는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 선언은 단순한 문서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인간성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자, 앞으로의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선생님께서는 1990년에 발표하신 단편소설 '원주민촌의 축제'를 통해 정신대 문제를 처음으로 다루셨고, 그 후속으로 ‘국제 사람 몸 존중의 날’을 제안하셨습니다. 이 소설은 당시로서는 매우 용기 있는 시도였으며, 역사의 아픔을 문학적으로 승화시킨 걸작으로 기억됩니다. 이 작품이 나오기 전까지 정신대 문제는 공공연하게 이야기되지 않았고, 많은 이들이 고통 속에 침묵을 강요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그 침묵을 깨고, 역사적 진실을 문학적 형상으로 담아내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셨습니다.
‘국제 사람 몸 존중 선언’에서 선생님께서 언급하신 주요 할 일들은 지금의 세대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줍니다. 특히 전쟁, 인신매매, 아동학대 등 사람 몸을 해치는 비인간적인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촉구하시는 내용은 우리 모두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인간의 몸을 단순히 물리적인 존재로 보지 않으시고, 그 안에 담긴 존엄과 가치, 그리고 이를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임을 강조하셨습니다.
저는 선생님께서 항상 학생들에게 가르쳐주셨던 것처럼, 이 세상을 ‘큰 지구 나라’로 보고, 모든 인류를 ‘큰 지구 가족’으로 여기는 마음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가르침 덕분에 저는 사람 몸의 존엄성을 이해하게 되었고,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었습니다. 이는 단지 이론적 가르침이 아니라, 선생님께서 직접 보여주신 삶의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교실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항상 인간 존중의 철학을 실천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 보여주셨던 따뜻한 배려와 이해는 많은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었고, 우리가 타인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게 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자기 몸이든 남의 몸이든 사람몸을 존중할 줄 아는 심성과 태도를 길러야 한다"는 가르침은 단순한 도덕적 교훈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근본적인 가치관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선생님께서 ‘국제 사람 몸 존중의 날’을 제안하신 것은 인류가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8월 13일을 '지구촌의 만남의 축제'로 만들고자 하는 선생님의 제안은, 우리가 다시금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전쟁과 폭력으로 인해 상처받은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줄 것입니다. 이 날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인류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허만길 선생님,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신 인간 존중의 철학은 저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큰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삶의 모습과 그 깊은 지혜는 저의 인생에 큰 영향을 주었고, 저는 언제나 선생님을 존경하고 기억할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이루신 업적은 단지 한 개인의 것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유산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께서 제안하신 ‘국제 사람 몸 존중의 날’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고 실천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그 뜻을 받들어 저도 제 위치에서 사람 몸 존중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선생님께서 항상 우리 곁에서 보여주셨던 그 따뜻한 마음과 인류애를 잊지 않고,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선생님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이 글을 마칩니다.
2024년 8월 14일,
서울 경복고등학교
제자 김왕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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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길 선생님 약력
문학박사. 시인. 소설가. 1971년(28살) 복합문학(Complex Literature) 창시('복합문학' 두산백과 등재) 및 최초 장편복합문학 '생명의 먼동을 더듬어'(1980) 발행. 문학평론가. 수필가. 교육자.
국가시행 교원자격검정고시 수석합격으로 최연소 중학교 국어과교원자격증 취득(18살) 및 수석합격으로 최연소 고등학교 국어과교원자격증 취득(19살)('기네스북' 한국편 등재).
정신대(일본군위안부) 문제 제기 활동 및 정신대 문제 최초 단편소설 '원주민촌의 축제'(1990년) 발표('원주민촌의 축제' 두산백과 등재).
1991년 ‘정신대 위령의 날’ 제정 및 '국제 사람 몸 존중의 날' 제정 제의. 2024년 8월 13일 '국제 사람 몸 존중 선언' 발표.
한국과 중국 사이에 정식 국교가 없던 시기에 1990년 6월 문교부 중앙교육연수원 장학사로서 교원국외연수단을 인솔하여 중국을 방문하여 아무 표적 없이 중국 사람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 상하이임시정부 자리를 찾아 현장 즉흥시 '대한민국 상하이임시정부 자리'를 읊고 귀국 후 대한민국 임시정부자리 보존운동을 펼쳐 성과를 거두었음(충남 보령시 주산면 '시인의 성지'에 시비 '대한민국 상하이임시정부 자리' 건립).
문교부 국어과 편수관. 문교부 공보관실(대변인실) 연구사. 교육부 국제교육진흥원 강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해외동포용 ‘한국어’ 교재개발연구위원. 한국교육개발원 국어과 교과서 편찬연구위원. 학술원 국어연구소 표준어 사정위원. 서울특별시교육연구원 진로교육연구부 연구사. 서울대학교 국어교육연구소 ‘국어교육학사전’ 집필위원. 서울 당곡고등학교 교장.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 한글학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