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혜 시인의 '존재의 이유'를 정람 평하다
강은혜 시인과 문학 평론가 청람 김왕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2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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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이유
시인 강은혜
아득한 산골에 한 송이 꽃일지라도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향기로 당당하다
사람 또한 그렇다
자신의 색깔과 향기로 산다
들풀도 밟으면 일어나고
밟은 자를 탓하지 않는다
영웅 나폴레옹 칭기즈칸 그들 또한
브레이크 없는 욕망의 전차로 피의 기록을 남겼을 뿐
모든 전쟁은 하나님께 속했나니 다 안 개니라
사람아 역사에서 배우고 자연을 보아라
비교하면 비천해지고 탐내면 도둑이 되고
욕심내면 눈이 먼다
내게 주신 달란트대로 노력하면 만족도 오리니
세월을 타고 떠도는 구름에서 덧없음을 보았다
바람의 날개를 타는 사랑에서 인생의 슬픔을 보았다
세상이 변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이 변하고
악한 영이 승하면 지옥이 되고
선한영이 승하면 천국이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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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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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혜 시인은 그동안 겪어온 인생의 여러 굴곡을 통해 삶의 본질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을 가진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시 속에서는 인간의 본성, 욕망, 그리고 그로 인한 고통에 대한 깊은 성찰이 드러나며, 이는 그의 삶에서 비롯된 경험들이 녹아들어 시의 형태로 표현되었다.
시인으로서 강은혜는 자기만의 철학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며, 이 시에서도 그 철학이 강렬하게 드러난다.
인생의 슬픔과 기쁨, 그리고 존재의 이유를 찾아가는 여정을 섬세한 언어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강은혜 시인의 '존재의 이유'는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서정적이고 철학적인 작품이다. 시는 자연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비유하며, 각 개인의 독립성과 존재의 고유성을 강조한다. 또한, 인간의 욕망과 탐욕이 초래하는 비극적 결과를 상기시키며, 궁극적으로는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내면의 평화를 추구해야 함을 역설한다.
첫 번째 연에서는 “아득한 산골에 한 송이 꽃 일지라도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통해 시인은 자연 속에서 각자가 자신의 존재에 만족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장미라는 화려한 꽃을 부러워하지 않고 자신만의 향기로 당당하게 존재하는 그 꽃처럼, 인간 또한 각자의 색깔과 향기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이는 시인이 삶에서 추구하는 독립성과 자아실현에 대한 가치관을 잘 드러낸다.
이어지는 “사람 또한 그렇다 자신의 색깔과 향기로 산다”는 구절은 사람과 자연을 동등하게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을 반영한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며, 자신만의 색깔과 향기를 가진 독립된 존재로서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인은 인간을 독립적이며 고유한 존재로 바라보고, 그들이 다른 존재와 비교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다음으로 “들풀도 밟으면 일어나고 밟은 자를 탓하지 않는다”는 구절은 자연의 강인함과 포용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들풀은 아무리 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생명력을 가졌고, 그것을 밟은 자를 탓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자연의 본질적인 너그러움을 보여준다. 이는 인간에게도 주어진 인내와 포용력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인간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남을 탓하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강하게 다져야 함을 시인은 강조한다.
시의 중반부에서는 역사 속 인물들을 언급하며 인간의 욕망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영웅 나폴레옹 칭기즈칸 그들 또한 브레이크 없는 욕망의 전차로 피의 기록을 남겼을 뿐”이라는 구절은 인간의 권력욕과 그로 인해 발생한 전쟁과 폭력을 비판한다.
시인은 이들을 영웅으로만 보지 않고, 그들의 욕망이 초래한 비극을 직시하며 그들이 남긴 피의 기록에 주목한다. 이러한 역사를 통해 시인은 인간이 욕망을 절제하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결과를 경고하고 있다.
또한, “모든 전쟁은 하나님께 속했나니
다 안개니라”라는 구절에서는 인간의 역사가 결국은 덧없음을 강조하며, 모든 전쟁과 인간의 갈등은 결국 사라질 안개와 같다는 무상한 진리를 제시한다. 이 부분은 인간이 아무리 큰 힘을 쥐고자 해도 그것이 영원할 수 없으며, 결국 모든 것이 덧없이 사라짐을 인식하게 한다.
시의 후반부에서는 인간의 마음과 영의 상태에 따라 세상이 달라짐을 이야기한다.
“사람아 역사에서 배우고 자연을 보아라”는 구절에서 시인은 독자를 향해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고, 자연을 통해 삶의 본질을 다시금 깨달으라고 촉구한다. 이는 시인이 인간이 역사 속에서 잘못된 욕망을 반복하지 않고 자연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비교하면 비천해지고 탐내면 도둑이 되고 욕심내면 눈이 먼다”는 구절은 인간이 비교와 탐욕, 그리고 욕심으로 인해 자아를 잃고 비천해진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시인은 여기서 인간의 본성이 비교와 탐욕으로 인해 어두워지는 과정을 상기시키며, 결국 욕심이 인간의 시야를 가리고 올바른 판단을 못하게 만든다고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세상이 변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이 변하고 악한 영이 승하면 지옥이 되고
선한 영이 승하면 천국이 되더라”는 구절에서
시인은 인간의 마음 상태에 따라 세상이 천국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이는 시인이 세상을 바꾸는 것은 결국 사람의 마음과 영의 상태에 달려 있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선한 마음이 승리할 때 세상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적인 결론을 제시한다.
요컨대, 강은혜 시인의 '존재의 이유'는 인간의 삶과 자연, 역사, 그리고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시인은 자연과 인간을 동등한 존재로 바라보며, 인간이 자연에서 배우고 자신만의 향기와 색깔로 당당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역사 속 인물들의 욕망과 그로 인한 비극을 상기시키며, 인간이 욕망을 절제하고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시의 전반적인 흐름 속에서 시인은 인간의 본성과 욕망, 그리고 삶의 덧없음을 일깨우며, 선한 마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의 각 구절마다 자연스럽게 흐르는 철학적 사유와 섬세한 이미지가 독자로 깊은 감동을 느끼게 한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