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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Sep 26. 2024

  나는 트럭에서 잠을 잔다

청람 김왕식










                     나는 트럭서 잠을 잔다







                                                   안최호






 깊은 산속에서 작은 움막에 몸을 누이는 사람, 나는 자연인이다. 새벽을 깨우며, 세상을 뒤흔드는 트럭의 엔진 소리를 벗 삼아 전국을 누비는 화물 운송사지만, 내 마음은 언제나 자연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달리는 트럭이 내 집이요, 거칠 것 없는 도로 위가 내 고향이다. 작은 움막은 내 삶의 중심이지만, 트럭이 멈출 때마다 도로 위에 나만의 세계를 펼쳐낸다.

화물차는 내 삶의 동반자다. 그 차체에 실린 화물은 어쩌면 내가 그리던 꿈의 조각인지도 모른다. 오늘은 강원도, 내일은 수도권의 파주, 김포, 일산, 양주, 포천까지, 한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이동하며 매일이 새로운 풍경을 마주한다. 운전대에 손을 올리고 페달을 밟으면, 도로 위에 펼쳐진 나의 길은 곧 나만의 길이고, 나의 길은 곧 이 대자연의 일부다. 그 어떤 길도 나를 반기며, 그 어떤 노을도 나에게 말을 건넨다.

한참을 달린 끝에 화물을 내려놓고, 자연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차를 세운다. 오늘의 마무리는 비 내리는 밤. 산기슭에 차를 세워 놓고, 그 안에서 나만의 시간을 즐긴다. 비가 오락가락 내리는 밤이면, 트럭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나를 감싼다. 산새들이 나지막이 울고, 가끔씩 들려오는 들짐승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나도 그 자연의 일부가 된다.

밤하늘에 구름이 가득해 별을 볼 수 없는 날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고요하게 깨어 있는 어둠이 나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건네주기 때문이다. 문득 생각나는 어린 시절의 추억들, 어머니의 품에서 나지막이 들리던 자장가, 그리고 형제들과 함께 누워 별을 헤아리던 여름밤.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그렇게 작은 별 하나에 나의 모든 기억을 담아놓았던 날들이, 오늘의 나를 만들어 주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별들이 사라졌어도 내 마음속에는 언제나 반짝이는 별빛들이 남아 있다.

트럭에서의 하루는 간결하다. 화물 운송이 끝나면 차 안에서 가스레인지에 물을 올려 컵라면을 끓인다. 따끈한 국물 한 모금에 몸이 녹아들고, 아내가 챙겨준 김치 한 조각이 더해지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작은 일상의 행복이 내게는 가장 큰 만족이다. 가끔은 모기가 내 잠을 깨우지만, 홈키파 한 번 뿌려 놓고 침대에 누워 있으면 시원한 바람이 나를 감싸며 곧 깊은 잠에 빠져든다.

밤마다 차박의 감성에 빠져들며 그날그날의 피로를 달랜다. 차박은 곧 나만의 자유다. 트럭 위에 누워 무시동 에어컨을 틀고, 휴대폰으로 페이스북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러다 문득 산속에 서린 고요함에 귀를 기울인다. 어떤 날은 풍경 속에 홀로 있어도 전혀 외롭지 않고, 오히려 그 적막함이 주는 편안함에 오롯이 몸을 맡길 수 있다. 자연은 내 친구이자 스승이다. 나를 지켜주는 것 같다가도, 때로는 큰 가르침을 주며 내 삶을 깊이 있게 만들어준다.

봄이 오면 움막 앞 작은 텃밭에 씨앗을 심는다. 작고 소박한 작물이지만, 그 한 알의 씨앗에서 자연의 풍요로움이 피어난다. 손수 키운 채소를 이웃들과 나누며 서로의 온기를 전한다. 자연의 풍요로움을 나누는 기쁨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이 작은 나눔이 얼마나 따스한지를 깨달을 때마다 마음이 벅차오른다. 그 작은 채소 한 줌에도, 땀 흘리며 가꾼 그 애정이 묻어 있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내 삶의 진정한 의미가 담겨 있다.

오늘은 강원도의 높은 산자락에서 차박을 한다. 산이 높아 기온이 선선하니 모기도 그리 많지 않다. 고요한 산속에 차를 세워 놓고, 그 차 안에서 하루를 보낸다. 차에 달린 등이 은은하게 빛을 내고, 침대에 누워 있으면 산바람이 차 안으로 스며든다. 이 순간이 내게는 완벽하다. 화물차가 내 집이고, 그 집 안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아름답다.

안최호, 나는 차박의 감성을 나누는 자연인이다. 이 작은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닐지 몰라도, 내게는 진정한 행복이 있다. 오늘도 나는 나의 자연 속으로, 그 무한한 길 위로 나아간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트럭에서 잠을 잔다"라는 제목의 이 글은 현대인들이 잃어버린 자연과의 교감을 트럭 운송업이라는 일상과 결합해 표현한 독특한 자아 찾기의 기록이다. 주인공인 '자연인 안최호'는 트럭을 타고 전국을 누비며 화물을 싣고 내리지만, 그의 진정한 삶은 자연 속에서 펼쳐진다. 운전대를 잡고 도로 위를 달리지만, 그는 단순한 운전사가 아닌,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진 자연인이며 그의 삶은 트럭 안에서 완성되고, 자연 속에서 빛난다.

우선 글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자연과 도시의 경계에서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그려나가는 화물 운송사 주인공의 모습이다. 화물을 싣고 전국을 누비는 일은 단조롭고 거친 노동처럼 보이지만, 주인공은 이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작은 행복을 발견하고, 이를 자연 속 삶과 조화시킨다. 이 글에서 운송 업무는 단순한 경제적 수단이 아닌, 그가 살아가는 방식이자, 삶을 바라보는 철학적 시각의 연장선이다. 그가 화물 운송을 마치고 산속에 들어가 차를 세우고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장면은, 마치 현대 도시인의 정신적 도피처를 대변하는 듯하다. 이러한 삶의 형태는 격식이나 사회적 기대에서 벗어나 본연의 나 자신과 자연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특히 글 속에서 반복되는 '차박'이라는 모티프는 주인공의 삶의 철학을 잘 드러낸다. 트럭이 곧 그의 집이고, 그가 멈추는 곳이 곧 그의 안식처다. 차박을 통해 그는 언제 어디서든 자연을 만끽하고, 그 순간순간을 즐긴다. 이는 현대인이 바라는 자유와 여유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행위이다. 차박이라는 공간적 한계와 불편함을 즐기는 주인공의 모습은 그가 자연과 하나 된 삶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전한다. 차박에서 만나는 밤하늘의 별, 비 내리는 산속의 고요함, 그리고 산바람이 차 안으로 스며드는 감각은 단순한 풍경 묘사를 넘어, 그가 자연 속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 자연과 어떻게 교감하고 있는지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저 자연 속에 스며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리듬과 호흡으로 자연과 어우러진 그의 모습은 마치 하나의 자연물처럼 느껴진다.

이 글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작가의 문학적 감수성과 섬세한 표현이다. 주인공은 밤하늘에 가득한 별을 헤아리며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고, 그 시절의 따스한 감정을 현재의 자신에게 투영한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감정의 선은 자연 속에서 더욱 깊이 연결되고, 그 속에서 주인공은 삶의 의미를 되새긴다.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이라는 문장은 별을 바라보며 단순히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과거의 추억과 현재의 감성이 겹쳐지는 순간을 그리고 있다. 그 순간은 마치 자연 속에서의 명상과도 같아, 글을 읽는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또한, 주인공이 직접 농사를 지으며 자연의 풍요로움을 나누는 장면은 인간이 자연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작고 소박한 텃밭에서 직접 가꾼 작물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며, 그 작고도 따뜻한 나눔을 통해 자연이 주는 사랑과 풍요로움을 함께 나눈다는 내용은 삶의 본질에 대한 사색을 담고 있다. 주인공에게 있어 자연은 단순히 힐링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나눌 수 있는 대상이다. 그가 자연을 통해 얻는 것은 생존에 필요한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마음의 풍요로움, 진정한 삶의 기쁨이다. 이러한 부분은 현대인들에게 자연과의 교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하며, 작은 나눔이 가져다주는 커다란 행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단순한 자연 예찬에 그치지 않고, 일상 속에서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삶의 아름다움을 찬미하고 있다. 화물 운송이라는 현실적이고 거친 노동의 세계와 자연 속에서의 섬세하고 평온한 차박 생활이 교차되며, 글은 균형 잡힌 시선을 통해 현실과 이상을 모두 담아낸다. 주인공은 트럭 운전이라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차 안에서 따뜻한 컵라면과 아내가 준비해 준 김치 한 조각에 행복을 느끼며, 자연에서 얻은 행복과 일상 속 작은 기쁨을 균형 있게 누리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삶의 이상향과도 닿아 있으며,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작은 행복과 자연 속에서의 치유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이 글은 자연과 함께하는 자족적 삶의 이상을 그린 동시에, 그 이상이 현실의 작은 틈새에서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문학적 표현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트럭 운송이라는 일상과 차박을 통한 자연과의 교감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우리는 자연인 안최호를 통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이 놓치고 있는 삶의 진정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기쁨을, 소박하고 따뜻한 필체로 전하는 이 글은 독자에게 위안과 영감을 준다.






안최호 작가님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매일같이 트럭 운전대를 잡고 도로 위를 달리는 한 평범한 운전사입니다. 바쁜 나날 속에서 차에서 보내는 시간은 저에게는 거의 일상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 안에서 잠을 자고, 끼니를 때우고, 때로는 허리가 굽어 들고 쉴 틈 없는 운행에 지쳐갈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같은 트럭 운전임에도 전혀 다른 삶의 자세와 행복을 발견하게 되어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작가님의 글에는 제가 매일 보아온 도로 위의 풍경과 달리 자연의 아름다움과 여유, 그리고 삶에 대한 깊은 사색이 담겨 있었습니다. 글을 읽는 내내, 저는 과연 왜 같은 트럭을 운전하고 있음에도 이렇게 다른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작가님은 트럭 위를 달리며 도로를 그저 일터나 고단한 여정으로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터전이자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공간으로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그러한 시각은 제게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트럭 운전이란 단순히 생계를 위한 일이자, 힘든 하루를 버텨내기 위한 고통의 연속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지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밤낮없이 달리다 보면, 차 안에서 홀로 외로이 흘러가는 시간이 때로는 너무 버겁고 쓸쓸했습니다. 때로는 내가 이렇게 사는 이유가 무엇인지, 앞으로 이 일을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회의감이 밀려왔습니다. 그러나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제가 놓치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연을 품고 살아가는 것'과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작가님은 화물을 싣고 전국을 누비며 도로 위에서 차박을 즐기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삶을 살고 계셨습니다. 저에게 트럭은 그저 일터이자 좁은 잠자리였지만, 작가님은 그 트럭을 나만의 작은 공간으로 꾸미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자유의 공간으로 만드셨습니다. 차에서 컵라면을 끓여 먹는 작가님의 모습은, 그저 끼니를 때우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상 속의 행복을 누리고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가스레인지 위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습과, 아내가 준비해 주신 김치 한 조각을 곁들여 한 끼를 먹는 그 작은 순간을 소중히 여기시는 작가님의 모습에서, 저는 제 삶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저도 매일같이 화물차 안에서 차박을 하며 잠을 자고, 때로는 지치고 피곤해 일터로 향하는 길이 고역처럼 느껴질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작가님처럼 트럭을 나만의 안식처로, 그리고 그 위에서 펼쳐지는 길을 나만의 길로 생각하려 합니다. 비록 여전히 일은 고되고 생계는 녹록지 않더라도, 매일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자연의 풍경을 즐기고, 그 속에서 잠시나마 마음의 평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작은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가님이 말씀하셨듯이, 비가 내리는 밤이면 트럭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고요한 산속에 차를 세워놓고 산새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면, 제 삶도 지금보다 훨씬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시의 소음과 번잡함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들이마시는 그 신선한 공기와, 차 안에서 따뜻한 국물을 떠먹는 그 작은 행복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라고 느끼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작가님이 직접 심고 가꾼 텃밭의 작물을 이웃과 나누며, 그 작은 나눔의 기쁨을 자연 속에서 느끼는 모습은 제가 그동안 잊고 지냈던 ‘함께함’의 가치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우리는 혼자 운전대를 잡고 길 위를 달리지만,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과 나눔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저도 이제는 작가님처럼 주변 사람들과 작은 것을 나누며, 그 속에서 서로의 온기를 느끼고 싶은 마음입니다. 때로는 배고프고 지친 하루 속에서도, 함께하는 작은 나눔이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이어준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작가님의 글은 저에게 단순히 자연 속에서의 차박을 그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내 삶을 다시 바라보고 새로운 희망을 품게 했습니다. 같은 트럭 운전사로서 느끼는 동질감과 공감, 그리고 작가님의 글에서 배운 삶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제게 새로운 힘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비록 하루가 고단하더라도, 매일 도로 위에서 만나는 풍경과 바람을 친구로 삼고,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일 아침 일출을 맞으며 운전대를 잡고, 해가 저물 때까지 길 위에서 화물을 실어 나르더라도 이제는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보려 합니다. 차창 밖으로 비치는 석양의 노을,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빛, 그리고 내 곁에 있는 트럭이 만들어내는 작은 세상을 작가님처럼 소중하게 느끼며, 저는 저만의 자연과 나만의 길을 찾아보려 합니다.

작가님이 글을 통해 보여주신 삶의 철학과 가치, 그리고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방식은 저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고, 마음의 평온을 찾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작가님의 글을 통해 앞으로는 더 나은 하루, 더 행복한 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진심 어린 깨달음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언제나 자연을 품고 살아가는 작가님의 차박 이야기가 더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기를 바랍니다. 같은 길을 달리는 운전사로서, 그리고 같은 차박 감성을 공유하는 독자로서, 작가님의 삶의 여정이 항상 행복하고 평온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트럭 운전사 올림.




ㅡ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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