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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남지 2 ㅡ 시조시인 장병진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궁남지 2



시조시인 장병진




은하수 하얀 별꽃
꽃처럼 피어났네.

외로운 가슴속에
떨어져 울고 있네

궁남지
물 위에 펴서
백제 혼 깨운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장병진 시인은 그가 살아온 경험과 더불어 역사적 배경을 시로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난 시인이다. 그가 어린 시절부터 보고 느낀 자연의 풍경, 그리고 역사의 흔적들은 그의 시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특히 백제 문화와 그 역사적 자취에 대한 애정이 깊이 담겨 있다. 그의 시에서는 이 같은 역사적 배경과 개인의 감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모습이 두드러지며, 이는 단순한 자연 묘사에서 그치지 않고 그 속에 담긴 철학적 사유와 시대적 감성을 함축하고 있다.


"궁남지 2"는 백제의 혼을 상징하는 궁남지를 배경으로, 자연과 역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시인이 전하고자 하는 내면의 울림을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은하수 하얀 별꽃 / 꽃처럼 피어났네"는 궁남지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강조하며,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시적 장면을 만들어낸다.
여기서 '하얀 별꽃'은 단순한 꽃이 아닌 은하수와 맞닿아있는, 광활한 우주 속에서 백제의 영혼을 상징하는 매개체로도 해석될 수 있다. '꽃처럼 피어났다'는 생명의 순환과 부활을 암시하며, 백제의 역사가 다시 피어나는 것처럼 묘사된다.

"외로운 가슴속에 / 떨어져 울고 있네"는 시인의 내면적 고독과 아픔을 표현한다. 이때 '외로운 가슴'은 백제의 멸망과 그로 인한 상실감을 시인의 개인적 감정과 교차시키며, 역사적 비극이 개인의 감정으로 확장된다. '떨어져 울고 있다'는 백제의 혼이 여전히 시인의 마음속에서 울부짖고 있다는 의미로 읽히며, 이는 시적 주제를 깊이 있게 전달하는 부분이다.

"궁남지 / 물 위에 펴서 / 백제 혼 깨운다"에서는 궁남지라는 역사적 공간을 물과 결합하여 백제의 혼을 상징적으로 부활시키는 장면을 그린다. '물 위에 펴다'는 물결 위에 백제의 기억과 혼이 펼쳐지는 듯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며, 이는 백제의 역사적 자취가 물결처럼 끊임없이 흐르고 있다는 시인의 인식을 드러낸다. 백제의 혼이 다시 깨어난다는 표현은 시인의 역사적 자각과 애정이 강하게 반영된 부분이다.

이 시는 시적 이미지의 생동감과 감정적 밀도가 높아,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궁남지를 배경으로 백제의 혼을 불러일으키며 시인의 역사적 가치관과 자연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한다. 시의 각 행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시인은 궁남지를 단순한 공간이 아닌 백제의 상징적 장소로 승화시키고 있다.

표현상의 특징으로는 '하얀 별꽃', '외로운 가슴', '떨어져 울다' 등 감각적 이미지와 서정적인 표현이 주를 이루며, 백제에 대한 시인의 깊은 애정이 시 전체에 걸쳐 드러난다. 또한, 자연과 역사의 결합을 통해 시적 주제를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

장병진 시인의 "궁남지 2"는 자연 속에서 역사적 혼을 일깨우고자 하는 시인의 강렬한 의지가 담긴 작품으로, 백제의 잊힌 역사를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부활시키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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