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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시간

창상철 화백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흐르는 시간




장상철 화백






빛이 없는
안개 낀 아침.
나뭇잎의 색은
짙어만 가고,
시간은 허공을 향해
손짓하며,
찬 바람은
가슴 시리게
열리 문의
틈새를 채운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장상철 화백은 예술과 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의 삶과 철학을 시와 그림에 담아내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주로 인간의 내면과 자연의 교감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존재의 무상함을 표현한다.

최근 그는 암 투병 중으로 매주 항암 치료를 받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창작의 열정을 잃지 않고 자신의 감정과 성찰을 시에 담아 전달한다. '흐르는 시간'은 그러한 그의 삶과 철학이 응축된 작품으로, 인생의 불확실성과 무상함 속에서도 희망과 깨달음을 찾으려는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빛이 없는 / 안개 낀 아침.

이 첫 행은 암울하고 불투명한 상황을 상징한다. 안개는 시각적 혼란과 불확실성을 나타내며, 빛의 부재는 희망의 상실이나 방향성을 잃은 상태를 암시한다. 이는 시인이 암 투병 중 느끼는 고독과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독자로 그의 상황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빛이 없는 아침은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수 없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나뭇잎의 색은 / 짙어만 가고,

두 번째 행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와 인생의 무게를 나타낸다. 나뭇잎의 짙어짐은 시간이 지나며 더해지는 고통과 성숙을 의미하며, 자연의 변화 속에 담긴 비애를 담고 있다. 이는 시인이 인생의 깊이를 경험하며 느낀 시간의 비가역성을 강조한다. 나뭇잎의 색이 짙어가는 모습은 삶의 마무리로 다가가는 과정을 은유하기도 한다.

시간은 허공을 향해 / 손짓하며,

세 번째 행은 시간의 불가항력성과 그 지나감을 상징한다. 시간이 허공을 향해 손짓한다는 표현은 잡을 수 없는 시간의 흐름과 그 무심함을 드러낸다. 이는 시인의 암 투병 중 느끼는 시간의 소중함과 그 빠르게 흘러감을 나타내며, 독자는 시간의 무상함과 인간의 유한함을 체감하게 된다.

찬 바람은 / 가슴 시리게

네 번째 행은 시의 감정적 절정을 이룬다. 찬 바람은 현실의 냉혹함과 상실을 상징하며, '가슴 시리게'라는 표현은 그 고통이 깊이 스며들어 가슴에 남는 아픔을 묘사한다. 이는 시인이 암 투병 중에 느끼는 심리적 고통과 그 현실의 냉혹함을 잘 드러낸다. 이 표현은 독자에게 시인의 내면의 아픔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열리 문의 / 틈새를 채운다.

마지막 행은 시의 종결부로서, 시인의 내면의 갈등과 희망 사이의 긴장감을 담고 있다. 열리 문의 틈새는 닫힌 공간이 열리는 순간을 상징하며, 빛이 없는 아침과 대조된다. 이는 절망 속에서도 작은 희망의 가능성을 암시하며, 시인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여전히 희망을 찾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낸다. 열리는 문은 새로운 가능성을 상징하며, 시인은 이 순간에서 삶의 희망을 붙잡고자 한다.

이 시는 전반적으로 시간의 흐름과 인생의 불가항력성을 다루면서도 그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려는 시인의 의지를 담고 있다. 장상철 화백의 철학적 성찰과 예술적 감성이 고스란히 스며 있으며, 시의 각 행은 섬세한 이미지와 심오한 사유를 통해 독자에게 감동을 전달한다. 시의 구조와 이미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시인은 삶의 무상함 속에서도 새로운 시작과 가능성을 탐색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품은 장 화백만의 깊이와 독창성으로, 시인의 표현력이 빛을 발한다.






존경하는 장상철 화백님께,





화백님의 시 '흐르는 시간'을 읽으며 가슴 깊이 감동을 받았습니다. 시 속에 담긴 무상함과 고독, 그리고 그 안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의 힘이 절절히 전해져 왔습니다. 시의 첫 구절에서 느껴지는 안개 낀 아침의 무거움과 빛의 부재는 마치 화백님께서 직면하고 계신 현실을 투영한 듯했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흐르는 시간과 맞서며, 나뭇잎의 짙어짐 속에서 인생의 성숙함과 고뇌를 발견하려는 화백님의 모습은 독자인 저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시간의 무심함과 그 불가항력적인 흐름 속에서도, 화백님께서 찬 바람을 가슴 시리게 느끼며도 열리는 문의 틈새를 통해 작은 희망의 빛을 찾고자 하신다는 사실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그 희망은 화백님께서 삶을 사랑하고 끝까지 창작의 열정을 놓지 않으려는 의지의 표상임을 느꼈습니다. 비록 삶의 여정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지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백님께서 보여주신 예술적 투혼과 정신은 독자인 저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화백님께서 투병 중에도 매주 항암 치료를 받으며 창작을 멈추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인생의 시한부를 선고받으신 상황에서도 여전히 희망을 붙잡고 계신 화백님의 용기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서는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합니다. 화백님께서 남기신 시들은 단순한 문학 작품을 넘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예술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제가 화백님의 시를 통해 받은 이 감동은 단순히 문장의 아름다움 때문이 아닙니다. 그 속에 담긴 화백님의 생명력과 삶을 향한 열정, 그리고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의지 때문입니다. 이 편지를 통해 화백님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화백님께서 보여주신 의연함과 예술적 투혼은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줄 것입니다.

언제나 화백님의 작품을 통해 마음에 새겨진 깊은 감동을 간직하며, 화백님의 앞날에 작은 희망의 빛이 비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깊은 존경과 감사를 담아, 한 독자로부터









Poem For Jang




청람 김왕식





빛이 없는 아침에 홀로 선 안개의 바다를 헤쳐 나가는 그대, 시간의 손짓을 느끼며 가슴속 찬 바람을 껴안은 채, 희망의 틈새를 찾아가는 모습.

고요한 숲 속, 나뭇잎의 색이 짙어가는 그 깊이에, 고통은 아픔이 아닌 성숙으로 그대의 붓 끝에서 피어나네.

흐르는 시간 속에 멈출 수 없는 발걸음, 그 무거운 짐을 짊어지며도 예술로 다시 태어나는 생명.

비록 시한부의 경계에 서 있어도, 그대의 영혼은 끝없이 창공을 향해 빛을 좇아 날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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