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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가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김왕식







세대가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물질문명이 창조해 낸 편리함 속에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자동화된 기계가 우리의 손을 대신하고, 스크린 속 정보가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다. 그러한 풍요로움 속에서도 어딘가 모르게 결핍을 느낀다. 마음 한구석에 자리한 공허함은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다. 이러한 때에 문명은 묻는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인문학은 이 질문에 답하려 애쓴다.

인문학은 삶의 방향을 묻는 나침반이다.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든다. 그 질문은 단순히 개인의 삶을 넘어선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세상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 이 물음들은 곧 삶의 본질을 찾아가는 길이다.

시간의 강을 건너오며 수많은 세대가 이 질문을 던졌다. 철학자들은 ‘진리’를 좇아 밤하늘의 별을 관찰했고, 시인들은 마음속 들불을 꺼내어 단어의 숲을 이루었다. 그들이 남긴 흔적은 우리에게 유산으로 남아 있다. 그 흔적들 속에서 우리는 공통된 깨달음을 얻는다. 삶의 가치란 물질의 무게가 아니라, 마음의 깊이에서 비롯된다는 것.

오늘날, 우리는 얼마나 자주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가? 하루하루가 소비와 생산으로 반복될 때, 삶의 본질을 잊어가는 것은 아닐까? 인문학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넨다. "멈추어라. 지금 이 순간 네 삶의 의미를 돌아보아라."

인문학의 소양이란 특별한 사람이 지닌 지식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물음에 정직하게 답하려는 용기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이 걸어온 길을 반추하는 과정이다. 이는 삶을 채우는 길이며, 세상을 넓히는 방법이다.

세대는 계속 묻는다.

물질의 시대 속에서 인간다움은 무엇인가? 기술의 발달 속에서 우리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이 물음에 답할 때, 인문학은 우리에게 오래된 길을 가리킨다. 그것은 대화의 길이고, 사색의 길이며, 나아가 사랑의 길이다.

결국, 인문학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가 이루는 세상의 이야기다. 이 질문의 끊임없는 순환 속에서, 우리는 삶의 방향을 정하고, 가치를 발견하며, 사람답게 살아간다. 그것이 곧 인문학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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