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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Dec 08. 2024

연꽃

김왕식









                               연꽃






흙탕물 속에서 우아하게 피어나는 연꽃은 자연의 신비이자 생명의 경이로움이다. 더럽고 탁한 물결 속에서도 자신의 본질을 잃지 않고, 찬란히 피어나는 그 모습은 인간 삶의 내밀한 비유로 읽힌다. 세상의 수많은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순수함을 지키며 살아가는 영혼의 이야기, 연꽃은 바로 그 상징이다.

진흙이 품은 어둠을 뚫고 솟아오르는 연꽃의 줄기는 강인함의 표상이다. 그것은 단순히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아니라, 자신의 본질을 향한 끝없는 갈망과 성숙의 과정이다. 흙탕물이 감싸 안은 연꽃의 뿌리는 모든 것을 삼키는 듯한 세상의 혼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 뿌리의 단단함이야말로 연꽃이 그토록 우아하게 피어날 수 있는 이유다.

연꽃잎에 맺힌 물방울은 빛을 품은 듯 반짝인다. 그것은 마치 마음에 내려앉은 슬픔을 씻어내고 새로이 태어나는 순간의 기쁨을 상징하는 듯하다. 더러운 물이 닿아도 스며들지 않는 그 잎의 성질은, 혼탁한 세상 속에서도 고귀함을 지키는 인간 정신의 메타포로 읽힌다.

연꽃은 비단 아름다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 주변의 혼란, 어둠, 그리고 깊은 침묵 속에서 더욱 빛난다. 진흙이 없다면 연꽃은 존재할 수 없고, 탁한 물이 없다면 그 청아함은 의미를 잃는다. 고난 속에서 피어난 연꽃은 바로 우리 삶의 가장 깊은 성찰이자, 희망의 도상이다.

연꽃의 생명은 한낱 자연의 흐름 속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생명 자체의 숭고함과 세상의 모든 불완전함을 초월하려는 끝없는 노력의 상징이다. 흙탕물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듯, 우리 또한 혼란과 고난 속에서 자신의 본질을 찾고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갈 수 있다. 연꽃은 침묵 속의 외침이며, 어둠 속의 빛이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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