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함과 겸손함 속에서 피어오른 깊은
지혜, 박건옥 작
김왕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Dec 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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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함과 겸손함 속에서 피어오른 깊은
지혜, 박건옥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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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옥 작가의 삶은 진중함과 겸손함 속에서 피어오른 깊은 지혜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성품은 단순히 개인적인 미덕에 머무르지 않고, 그가 걸어온 길의 본질적 윤곽을 형성한다. 감리단장監理團長으로서 우리나라 감리단監理團의 중요한 흐름을 만들어낸 그의 발자취는 단지 직업적 성취에 그치지 않고, 삶의 가치와 철학이 실천으로 구현된 결과물이다.
박건옥 작가는 이 성취를 자랑스러워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이루어낸 업적을 흙에 심긴 씨앗처럼 여긴다. 겸손한 손길로 자신의 뿌리를 가꾸며, 세상의 거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묵직한 신념을 품고 있다.
그의 내면은 전문성을 넘어선 광활한 인문학적 세계로 펼쳐져 있다. 그는 문학, 역사, 철학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삶을 통찰하는 눈을 키워왔다. 그의 인문학적 깊이는 단순한 학문의 습득이 아니라 삶의 체화된 지혜로 발현된다. 문학을 통해 그는 인간의 심연을 탐구하고, 역사를 통해 흐르는 시간의 방향을 읽어내며, 철학을 통해 삶의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이 모든 사유는 그가 진중히 추구해 온 삶의 가치와 자연스럽게 엮인다.
그의 철학은 단순하지 않다. 그는 삶을 단편적으로 이해하지 않으며, 항상 전체를 조망하려는 태도를 유지한다. 그의 시는 이를 증명한다. 자연과 인간, 초월과 내면, 순간과 영원의 경계에서 그가 포착한 것들은 시어의 옷을 입고 독자의 가슴속으로 스며든다. 자연의 빛과 그림자, 시간의 흐름과 정지는 그의 언어 속에서 하나가 된다. 그는 언어를 통해 삶의 가장 진실한 순간들을 포착하며, 이를 통해 독자에게 삶의 본질을 묻는다.
박건옥 작가의 미의식은 그의 철학적 사유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그의 시는 단순한 아름다움의 나열이 아니라, 그 아름다움 속에 깃든 진리를 발견하는 노정을 담고 있다. 하늘과 구름, 비와 바람 같은 자연의 요소는 그의 시에서 단순한 배경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인간 삶의 은유이자, 영혼의 깊이를 비추는 거울로 작용한다. 그의 미의식은 자연의 질서와 조화를 향한 경외심에서 비롯되며, 동시에 그것을 언어로 형상화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완성된다.
그는 겸손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는다. 그가 감리단장監理團長으로서 이룬 업적은 그의 진중함과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를 인문학자이자 예술가로 새롭게 규정한다. 그는 학문의 깊이를 파고들며, 동시에 그것이 삶의 윤리와 실천 속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고민한다. 그의 삶은 지성과 감성, 학문과 예술, 실천과 성찰이 조화를 이룬 하나의 아름다운 작품이다.
박건옥 작가의 삶은 그가 창작한 시처럼, 자연스럽고도 강렬하다. 그의 진중한 시선은 모든 사물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며, 그의 겸손한 태도는 자신이 발견한 진리를 타인과 나누려는 따뜻한 의지로 이어진다. 그는 자신을 낮추어 세상을 높이고, 자신의 목소리를 줄여 자연과 삶의 소리를 듣는다. 그의 시와 글은 그가 어떻게 세상과 관계 맺고, 그 안에서 어떤 가치와 철학을 실천해 왔는지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박건옥 작가의 삶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가리키는 하나의 나침반이다. 그것은 겸손 속에서 지혜를 찾고, 성취 속에서 자기 성찰을 멈추지 않는 삶이다. 그의 글은 독자들에게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는 울림을 준다. 그는 스스로의 삶을 시로 엮어낸 시인이다. 그의 존재와 언어는 한 편의 서정시이며, 그의 삶은 우리의 마음속에서 은은히 울려 퍼지는 멜로디로 남는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