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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 백영호 시인, 당신은

김왕식







산양 백영호 시인, 당신은








자연을 사랑하는 이의 눈길은 다릅니다.
길섶에 흔히 스쳐가는 들풀 하나, 바람에 휘어지는 얇은 잎새에도 마음을 기울이는 당신.
그 작은 생명의 존재를 알아보고, 그 속에 담긴 생명의 이야기를 듣는 당신의 따스한 시선은 곧 시가 되고 노래가 됩니다.

백영호 시인님, 당신의 시는 숲 속의 나이테처럼 잔잔히 겹을 더해갑니다.
이른 새벽 풀잎 끝에 맺힌 이슬처럼 투명하고,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처럼 넓고 깊습니다.
당신의 시어 하나하나는 그저 자연을 바라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 안에 스며 있는 시간의 흐름과 생명의 순환을 포착해 냅니다.
그 눈길은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고, 가슴으로 이해하며, 영혼으로 품는 것이지요.

당신은 길가의 들풀에도 예의 깊은 마음을 내어줍니다.
누구도 보지 않는 작고 흔한 풀 한 포기에도, 스쳐 지나가는 바람 한 줄기에도 당신은 사랑을 심습니다.
그 사랑은 곧 생명으로 돌아와 다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당신의 시 속에서, 우리는 잊고 지냈던 자연의 숨소리를 듣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깊은 숲 속, 선대가 물려준 땅의 이야기를 우리는 다시금 깨닫습니다.
그 이야기는 지나간 시간의 흔적이 아니라, 지금도 이어지는 현재의 노래이며, 미래를 향한 약속입니다.

당신의 시에서 느껴지는 미의식은 그러한 사랑에서 비롯됩니다.
사랑은 곧 존중이며, 존중은 경외입니다.
별을 낚는 화자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것은 별똥별의 찰나를 잡으려는 욕심이 아닙니다.
그 별이 떨어지며 남기는 긴 빛의 궤적, 하늘에서 땅으로 스며드는 시간의 흔적, 그것을 어루만지며 기억하려는 마음일 것입니다.
당신의 시는 그러한 기억의 저장고이자, 미래를 위한 교훈의 서입니다.

백영호 시인님, 당신의 따뜻한 마음은 당신의 삶을 통해 드러납니다.
삶을 가꾸고 자연을 보듬으며, 당신은 늘 세상에 사랑을 심어왔습니다.
그 사랑은 단지 당신의 시로 끝나지 않고, 당신의 삶 속에서도 드러납니다.
누군가 넘어졌을 때, 그 곁에서 조용히 손을 내미는 이가 당신이었을 것입니다.
누군가 외로움에 젖어 있을 때, 그 마음에 작은 등불을 켜주는 이 역시 당신이었을 것입니다.

삶의 가치는 사랑에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 사랑을 말하지 않고 실천함으로써 보여주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당신의 시가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이유입니다.
단순한 말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삶이기에, 그것이 곧 시이며 철학이 되기에.

당신이 사랑하는 자연은 당신을 닮아 있습니다.
고요하고 묵묵하며 그러나 언제나 생명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길섶의 들풀도, 숲 속의 나무도, 하늘의 별도 모두 당신의 따스한 손길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 기억 속에서, 우리는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고 공존해야 하는지를 배웁니다.

당신의 시는 더 이상 단순한 문학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삶의 지침이 되고,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세상을 보여주는 창이 됩니다.
그 창을 통해, 우리는 다시금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 깨달음 속에서, 당신의 시가 새롭게 피어납니다.

백영호 시인님, 당신의 시와 삶은 우리에게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길섶의 작은 풀꽃처럼 소박하지만, 그 안에 담긴 사랑은 우주처럼 크고 깊습니다.
앞으로도 당신의 시가 더 많은 이들에게 빛과 사랑을 전해주길 바랍니다.
그 따스한 마음이 더 많은 곳에 닿아, 세상을 밝히는 별이 되길 기도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언제나 숲과 별과 함께 계시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시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2024 12 9



청람 김왕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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