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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재 함부로 차지 말라

김왕식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말라





누군가 말했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말라."
시커먼 몸을 불태운 뒤 남겨진
그 고요한 흔적을 보아라.

그대는 알고 있는가
온몸을 내던져 불이 되고
차디찬 밤을 밝힌 희생을
어둠 속에서 스러진 그 잿빛 마음을

이기심이 일상이 된 요즈음
너도 나도 제 불만 피우는 세상에서
다시 떠오른다, 연탄재의 그림자
내 몸을 태워 누군가를 따뜻하게 한
그 고결한 아름다움이여

차마 그 잿더미를 발로 찰 수 없으리
그 안에 숨은 불씨 같은 희생
우리에게 묻는다.
그대는 어떤 불꽃으로 살고 있는가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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