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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와 하수의 기억법에 대한 성찰

김왕식








고수와 하수의 기억법에 대한 성찰





세상에는 승리를 기억하는 사람과 패배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성격 차이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와 깊이 연관된다. 고수는 자신이 진 것을 기억한다. 그들은 패배 속에서 부족함을 발견하고, 이를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는다. 실패를 곱씹으며 더 나은 길을 모색하고, 그렇게 자신을 단련한다. 고수는 스스로의 실수를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며,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라도 받아들인다. 이들은 패배가 자신을 더 단단히 만드는 도구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하수는 이긴 것만 기억한다. 이들은 승리에 취해 자신이 놓쳤던 실수를 잊어버리고,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겉으로는 자신감이 넘치는 듯 보이지만, 내면은 취약하다. 과거의 작은 성공에 안주하며,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차단한다. 하수의 기억은 달콤하지만, 그 달콤함은 종종 쓴맛으로 돌아온다. 이기는 것만 기억하면 결국 실패의 원인을 외면하게 되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게 된다.

고수가 패배를 기억하는 이유는 단순히 잘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들은 자신을 초월하고 싶어 한다. 더 깊은 깨달음과 지혜를 얻기 위해 자신을 끊임없이 시험하며, 실패를 받아들임으로써 한 단계 더 성장한다. 패배를 기억한다는 것은 자신을 낮추는 겸손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이를 통해 고수는 언제나 배울 준비가 되어 있으며, 자신이 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한다. 반대로 하수는 자존심에 갇혀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설정하고 만다.

우리는 모두 고수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고수가 되는 길은 험난하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실패를 분석하며, 이를 개선하려는 끈기가 필요하다.
반면, 하수가 되는 길은 쉽다. 순간의 승리를 즐기며,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고수와 하수를 나누는 것은 결국 삶을 대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 실패를 성장의 기회로 삼을 것인가, 아니면 성공만을 기억하며 멈춰 설 것인가?

진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끝없이 나아가고, 이긴 것만 기억하는 사람은 그 자리에 머문다.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바로 이 기억법에 있다.
실패 속에서도 배움을 찾고, 부족함을 채워가는 고수의 삶은 결국 승리보다 더 값진 깨달음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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