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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공연탄불 꽁치 ㅡ 시인 강문규

김왕식








구공연탄불 꽁치


시인 강문규




엄마가 연탄불에 구운
꽁치는 맛이 깊다

엄마가 구우신 꽁치는
사랑이 하나 더 담겨 있다

구공탄불에 꽁치 세 마리
소금 간 한 꼽 한 꼽
잘도 익어간다

아버지께 드릴 한 마리
또 하나는 누나에게
그리고 내가 먹을 꽁치
엄마 드실 꽁치는
왜 없는 거지

엄마는 말없이
잘 익은 꽁치를
자개밥상에 올리신다

엄마 드실 꽁치는
원래 없는 것인가?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강문규 시인의 시 '구공연탄불 꽁치'는 한국 가정의 정감 어린 일상을 담은 시로, 어머니의 헌신과 가족애를 중심으로 삶의 진정성을 탐구한 작품이다.
이 시는 단순한 꽁치구이의 장면을 통해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몫을 기꺼이 포기하는 어머니의 숭고한 사랑을 묘사하며, 독자의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이 작품은 어머니라는 존재가 지닌 희생과 무조건적인 사랑을 중심에 둔다. "엄마 드실 꽁치는 왜 없는 거지"라는 질문과 "원래 없는 것인가?"라는 구절은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희생으로 드러나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현대인이 잊기 쉬운 가족 간의 사랑과 헌신의 가치를 상기시키는 동시에, 독자에게 자기희생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시의 미의식은 소박함과 진솔함 속에서 드러난다. 화려한 수식어 없이도 연탄불 위에서 익어가는 꽁치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묘사, 그리고 자개밥상의 정겨운 이미지 등은 독자의 마음속에 따뜻한 그림을 그리며, 독자들이 자신의 추억과 연결할 수 있도록 한다.

“구공탄불에 꽁치 세 마리 소금 간 한 꼽 한 꼽 잘도 익어간다”와 같은 표현은 시각과 후각, 미각을 자극하며 생동감을 준다. 이러한 디테일한 묘사는 시를 단순한 묘사에 그치지 않고, 삶의 순간을 포착한 시적 감각을 선사한다.
또한, 시의 서정성은 어머니의 침묵 속에 담긴 깊은 의미와 연결된다. 어머니가 아무 말 없이 “잘 익은 꽁치를 자개밥상에 올리신다”는 행위는 사랑과 희생이 말보다도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시는 단순한 가족의 식사 장면을 넘어, 인간 존재의 가치와 사랑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어머니는 자신이 먹을 꽁치를 희생함으로써 가족의 행복을 우선시한다.
이는 현대 사회의 개인주의적 경향과 대조되며, 공동체와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한다.

시의 전개는 매우 자연스럽다. 구공탄불 위에서 꽁치가 익어가는 장면에서 시작해 어머니의 희생을 발견하는 결말로 이어지는 흐름은 독자에게 친근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준다.
시의 마지막 질문 "엄마 드실 꽁치는 원래 없는 것인가?"는 독자의 마음에 여운을 남기며, 어머니라는 존재의 사랑과 희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다.

강문규 시인의 '구공연탄불 꽁치'는 단순하고 소박한 일상 속에 숨겨진 가족애와 희생의 가치를 시적으로 승화한 작품이다. 이 시는 독자의 마음속에 따뜻한 울림을 남기며, 어머니라는 존재가 얼마나 위대한 사랑의 화신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삶의 철학적 메시지와 섬세한 묘사가 어우러져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자리 잡는다.







강문규 시인님께




안녕하세요, 시인님의 시 '구공연탄불 꽁치'를 읽으며 오래도록 잊고 지내던 제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읽는 내내 눈물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시 속 어머니의 모습이 제 어머니와 꼭 닮아 있었습니다.

제 어머니도 가족을 위해 늘 자신의 몫을 내려놓으시던 분이었습니다. 제가 어릴 적, 밥상 위에 올라오던 소박한 반찬들은 늘 부족해 보였지만, 어머니의 사랑은 넘쳐났습니다. 어머니께서는 항상 "나는 괜찮다"며 가장 작은 조각, 가장 맛없는 부분을 드셨지요. 그때는 몰랐습니다. 왜 어머니가 그렇게 하시는지, 왜 본인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으셨는지요.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은 늘 가족을 향해 있었고, 그 마음의 크기를 우리는 헤아릴 수 없었던 것입니다. 시인님의 "엄마 드실 꽁치는 원래 없는 것인가?"라는 물음은 제게도 남아 있던 오래된 질문이었습니다. 시를 읽으며 그 질문의 답을 찾았습니다. 어머니의 희생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었음을, 그 사랑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이었음을요.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연탄불 옆에서 손등으로 땀을 훔치시던 어머니, 잘 익은 생선을 조심스레 접시에 담으시던 어머니, 그러면서도 아무 말 없이 우리를 바라보시던 그 눈빛까지도요. 시인님의 시는 단순히 한 장면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제 가슴속 깊이 묻어 두었던 어머니의 사랑을 다시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어머니는 더 이상 제 곁에 계시지 않지만, 시인님의 시를 통해 어머니의 따스한 손길과 미소가 다시 살아난 것 같아 너무도 감사했습니다. 어머니를 그리워할 때마다 이 시를 꺼내 읽으며 마음속으로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어볼 것 같습니다.

시인님께서 전해주신 이 시는 단순한 추억을 넘어, 우리 모두가 잊고 지낸 어머니의 위대함과 사랑을 깨닫게 하는 거울이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게 해 주신 시인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운 어머니를 마음속에 다시 불러오게 해 주신 시인님께 이 감동을 어떻게 다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글이 조금이라도 저의 진심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시인님의 따스한 시를 통해 많은 이들이 사랑과 희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되길 기원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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