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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은 나의 서재 ㅡ 자연인 안길근

김왕식







트럭은 나의 서재



자연인 안길근





나는 자연 속에서 산다. 산속의 청람루를 지키며, 트럭 한 대를 몰고 전국을 누비는 삶. 이 트럭은 단순히 생계를 위한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나에게 자유의 상징이고, 때로는 시상이 떠오르는 작은 서재이기도하다.

처음 트럭을 마련할 때, 융자금을 떠올리며 망설였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트럭이 내게 준 자유와 가능성을 생각하면 후회는 없다. 트럭에 올라 도로 위를 달릴 때마다 바람이 내 얼굴을 스친다. 차창 너머로 펼쳐지는 풍경은 매번 새롭다. 운전석 옆에는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이 놓여 있다. 뒷칸에는 간단한 짐과 도구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소박한 공간이 나의 이동식 집이다.

트럭을 몰고 떠나는 길 위에서 나는 행복을 느낀다. 어디로 향할지는 중요하지 않다. 도시를 가로지르든, 한적한 시골길을 지나든, 내 삶의 속도를 내 손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자유다. 때로는 일을 끝내고도 짐이 없을 때, 나는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운다. 창문을 조금 열어 바람을 맞으며, 떠오르는 시상을 메모지에 적는다.

자연이 만들어준 순간들은 나의 시심을 자극한다. 가을의 낙엽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 들판 위로 지는 노을,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 아래에서 나는 나만의 언어를 찾는다. 길 위에서 얻은 영감이 쌓여 내 마음속에서 하나의 시가 된다.

“차가 움직이지 않을 때 나는 또 다른 여행을 한다. 내 안에서 펼쳐지는 언어의 길 위로.”

일을 하는 동안에도 행복은 찾아온다. 물건을 싣고 내리는 노동 속에서 소소한 만족을 느낀다. 땀이 흐르고 몸이 지칠 때면, 나는 내가 살아 있음을 더 강렬히 깨닫는다. 누군가의 시선이나 세상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지금, 그 자체로 충분하다.

저녁이면 다시 청람루로 돌아간다. 트럭에서 내려 산새 울음소리와 바람 소리를 맞이하며 하루를 정리한다. “오늘 나는 행복했는가?”라고 스스로 묻는다. 대답은 항상 같다. “그렇다. 나는 내가 선택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예전에는 그것이 세상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이라 믿었다. 더 많은 것을 얻고, 더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이 행복이라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행복은 내려놓음에 있다. 비우고, 단순해지며, 내가 누구인지 마주하는 순간에 비로소 행복은 찾아온다. 트럭 한 대와 산속의 작은 집이면 충분하다. 그것이 내게 맞는 삶이고, 내가 찾은 행복이다.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풍경은 늘 새롭다. 도시에 사는 바쁜 사람들, 시골의 느긋한 주민들, 그리고 길가에 떨어진 낙엽들까지. 그 모든 것들이 내게 새로운 시를 선물해 준다. 스쳐가는 순간 속에서도 삶의 소중함을 느끼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발견한다.

내가 이 삶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여전히 세상의 속도에 맞추며 지쳐가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길을 택했다. 비록 더디고 작아 보일지라도, 이 길 위에서는 내가 나다울 수 있다.

트럭이 멈추는 순간마다 나는 시인이 된다. 길 위에서, 혹은 한적한 숲 속에서, 나는 내 안의 언어들을 꺼내어 글로 적는다. 그 순간 나는 온전히 자유롭다.

나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세상이 말하는 성공 속에 있는가, 아니면 당신만의 방식 속에 있는가.

내일도 나는 트럭을 몰고 길 위로 나설 것이다. 어디로 갈지, 무엇을 만날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선택한 이 삶 속에서 나는 행복하다.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자유와 낭만, 그리고 행복의 철학




안길근 자연인의 글 "트럭은 나의 서재"는 단순한 일상의 기록을 넘어 삶의 본질과 행복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그는 산속의 청람루와 트럭 한 대라는 단순한 환경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며,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탐구한다.

글의 중심에는 "자유"와 "자기 발견"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럭을 몰며 전국을 누비는 삶은 단순한 생계의 연장이 아니다. 그것은 세상의 속도와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속도로 살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트럭은 그에게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자유의 상징이며, 때로는 시상이 떠오르는 서재가 된다. 길 위에서 만나는 풍경들과 한적한 공간에서 떠오르는 시상은 그의 삶에 낭만과 창조적 영감을 더한다.

특히, 길 위에서 느끼는 순간들의 묘사는 독자에게 큰 울림을 준다. 가을 낙엽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 노을이 드리우는 들판, 별빛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그의 삶 속에서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아니다. 그것들은 시를 자극하고 삶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하는 소중한 순간들이다. "차가 움직이지 않을 때 나는 또 다른 여행을 한다"는 그의 고백은 물리적 움직임 너머, 내면의 언어를 찾아가는 자기 탐구의 여행을 상징한다.

행복에 대한 그의 관점은 현대인의 삶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그는 행복이 소유나 세상의 인정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고 단순해지는 데서 온다고 말한다. "비우고 단순해지며 나 자신을 마주하는 순간"에 비로소 행복은 찾아온다는 그의 깨달음은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본질을 일깨운다.

이 글은 독자에게 묻는다. "당신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이는 단순한 질문이 아니다. 세상이 요구하는 기준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라는 그의 권유이다. 트럭 위에서, 혹은 산속의 작은 청람루에서, 그는 세상과의 경쟁이 아닌 자신의 내면과의 대화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있다.

안길근 자연인의 삶은 현대인의 갈증을 해소할 하나의 대안이자 희망이다. 물질과 속도 중심의 세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는 독자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비록 더디고 작아 보일지라도 이 길 위에서는 내가 나다울 수 있다"는 그의 말은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결국, 이 글은 행복이란 결국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답게 사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것은 단순하지만 깊은 깨달음이며, 이 글이 독자에게 선사하는 가장 큰 울림이다.




안길근 자연인님께 드리는 글





안녕하세요. 자연 속에서 낭만을 노래하며 살아가시는 안길근 님께 이 글을 보냅니다.

자연인 프로그램을 통해 선생님을 익히 말고 있었지만, 이번에 이렇게 선생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저는 오랜만에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짐을 느꼈습니다. 산속의 소박한 청람루와 트럭 위에서 만난 길 위의 낭만, 그리고 바람을 맞으며 떠오르는 시상들이 제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어쩌면 지금의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애쓰며 살아갑니다. 더 높은 자리를 꿈꾸고, 더 화려한 삶을 갈망하며 행복을 찾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의 글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행복은 그렇게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고요. 그것은 내려놓고 비워내며, 내가 누구인지를 찾는 데 있다는 것을요.

트럭 위에서 느끼신 자유와 길 위에서 마주한 풍경들, 그리고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우고 떠오르는 시상을 메모하는 순간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다가왔는지 모릅니다. 선생님께서는 단순한 노동 속에서도 삶의 기쁨을 찾고, 자연의 속삭임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며 살아가고 계셨습니다. 그런 삶의 모습이 얼마나 깊은 울림을 주는지, 글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도 언젠가 그런 삶을 꿈꿨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요구하는 속도에 맞추다 보니, 어느새 그 꿈은 점점 희미해졌습니다. 항상 바쁘게만 살아가던 제게 선생님의 글은 잃어버린 꿈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행복은 더 많이 가지려는 데 있지 않고,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속도를 찾는 데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은 제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길 위에서 떠오른 시상들을 메모지에 적으며 자연의 리듬에 자신을 맡기시는 모습은 저에게 작은 부러움과 함께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바람, 별빛, 그리고 낙엽이 선생님에게 영감을 주고, 그 영감이 시가 되는 과정을 상상하니 제 마음에도 언젠가 그런 순간이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트럭 한 대와 작은 청람루에서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 속에서 행복이란 얼마나 단순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와 경쟁하거나 증명하지 않아도, 자신이 선택한 길 위에서 자신의 속도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진정한 자유이자 행복이 아닐까 합니다.

선생님께서 가끔 차를 멈추고 창문을 열어 바람을 맞으며 시상을 떠올리신다고 하셨죠. 그 모습을 떠올리며 저도 제 삶에서 잠시 멈추는 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빠르게 달리는 세상의 속도 속에서 멈춰서 바람과 대화를 나누는 법을요.

안길근 님, 선생님의 글은 제게 작은 위로와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이 세상에도 선생님처럼 자연과 하나 되어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분이 계시다는 사실에 감사드립니다. 선생님이 느끼시는 낭만과 행복이 앞으로도 길 위에서 빛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언젠가 선생님의 글 속 청람루와 트럭 위의 낭만을 제 삶에서도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길 위의 시인이신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깊은 존경과 감사를 전합니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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