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에만 앉으면 난폭해진다
나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7. 2023
참
이상도 하다.
평상시는
점잖고
얌전한 사람이다.
운전석에만
앉으면
돌변한다.
모든 상황이
남의 탓이다.
ㅡ
차량의 바퀴는
도로를 따라 구르며,
그 안의 사람들은 각자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한눈에
보이는 것은
차량과 도로 뿐이지만,
그 각각의
차 안에는
서로 다른 이야기와
감정이 숨어 있다.
평상시에는
점잖고 침착한 사람도,
핸들을 잡는 순간
변할 때가 있다.
그 순간,
그는
누구보다도 먼저 가야 할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야 하는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하여
다른 사람들은
그저
그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변한다.
끼어들려는 차를 보면,
끼어들지 못하게 방어하는
드라이버가 종종 있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의 길을 지키는 경계병이 되는 것이다.
그의 영역은
결코
침범당해서는 안 된다.
이처럼
운전 중의 사람들은
자신조차도
몰랐던 감정과 반응을 드러낸다.
차 안에서의
몇 분,
몇 시간 동안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도로 위에서의
이런 상호 작용은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연습의 장이기도 하다.
낯선 사람의 차를
내버려 두고 지나가는 것과
그 차를
조금 더 빨리 목적지에
도착시키기 위해
끼어들게 해주는 것,
두 가지 선택 중
어떤 것을 택하느냐는
그 순간의 우리 자신을 말해준다.
우리 모두는
도로 위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맡으며
삶의 무대를 연기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자신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ㅡ
오래전
일이다.
나는
동료 선생과
동승했다,
병목 현상에서
순서대로 약 10분 이상 기다리며
운행을 했다.
그때
트럭이 끼어들었다.
나는 괘씸해서 양보해 주지 않았다.
나도
그렇지만
뒤차에게도
피해를 주는 것 같아
끝까지 양보를 하지 않았다.
동료가 한마디 했다.
"김 선생
오죽하면
저러겠습니까?
생업을 위한 트럭이니
양보를 하시죠!"
순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마음이 편치 않다.
그 이후
트럭만은 양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