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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너머를 향한 고요한 시선

김왕식









삶 너머를 향한 고요한 시선





장상철 화백






그림은
이 순간에 실재하는
현실이 아닌,
미적 현상의 세계를
그려내는 행위의 결과물이다.

사유하고
음악을 듣는 일 또한
가상세계의 현상을
꿈꾸는
삼차원의 공간을
넘어선 상상 의지의
흔적들이다.

문득 돌아보니
그렇게
평생을 살아왔다.
다행스럽게도
현실의 삶과
균형이 어긋나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꿈같은 삶을
살아온 것이다.

그림을 그리고 있는 한
변함없이 꿈을 꾼다.
그림이 삶의 전부인
일상은
꿈같은 세상을 상상하며
일상을 살아간다.

그런 일상이 좋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단순히
화면 속에
미의식을 표현해
내는 것만이 아닌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꿈을
상상하고,
실현하며 표현하는 것이다.

내 삶이
평범한 일상 너머를
유영하는 것은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며,
음악이 함께하고
진공의 숲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시간이면
나머지의 시간을
정리하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죽음은 누구에게나 필연적인 삶의 일부이다. 많은 이들이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하려 한다. 이는 어쩌면 인간이 가진 본능적 생존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죽음에 대한 초연한 태도는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작가가 보여준 삶과 예술, 그리고 죽음에 대한 태도는 이와 같은 초연함이 어떻게 가능하며, 그것이 왜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장 화백은 "그림을 그리는 것은 현실을 넘어선 미적현상의 세계를 그려내는 행위"라고 표현했다. 이는 단순히 예술적 창작에만 국한되지 않고, 삶 자체를 초월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태도를 드러낸다. 그는 그림과 글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합하는 상상력을 발휘함으로써, 삶과 죽음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이어 나간다.
이와 같은 태도는 죽음을 단순히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 아닌, 삶의 또 다른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데 중요한 교훈을 준다.

장 화백은 자신의 일상을 예술과 조화롭게 연결하며 살아왔다. "꿈같은 삶을 살아왔다"는 그의 고백은 예술을 통해 현실의 고통과 무게를 덜어내고, 일상을 초월적인 경험으로 승화시켰음을 암시한다.
이는 죽음 앞에서도 초연함을 유지하는 힘의 원천이 된다. 그는 예술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을 탐구하며,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마저도 미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 과정에서 그는 "현실과의 균형"을 강조하며, 지나친 이상주의나 현실 도피를 경계했다. 이는 우리 모두가 참고할 만한 중요한 메시지이다. 죽음 앞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삶 속에서 현실과 이상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장 화백은 "나머지의 시간을 정리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삶을 이미 완결된 것으로 인식한다.
이는 죽음이 다가오는 상황에서도 불안해하지 않고, 지금까지의 삶을 온전히 수용한 태도를 보여준다. 죽음에 초연한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누구나 완벽한 삶을 살 수는 없지만, 자신의 한계와 실수를 수용하며 삶의 가치를 되새기는 태도는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자연스러운 여정으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장상철 화백은 "그림이 삶의 전부인 일상은 꿈같은 세상을 상상하며 일상을 살아간다"라고 고백한다. 그의 고요한 삶은 예술을 통해 이루어진 초월적 상상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큰 위로와 안정감을 제공한다.
그는 그림과 음악을 통해 자신만의 공간을 구축했고, 이 공간은 그에게 삶과 죽음을 관통하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러한 태도는 죽음에 대해 초연해지기 위해 필요한 내적 자원을 보여준다. 우리는 자신의 삶 속에서 예술적, 혹은 철학적 활동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찾고, 그것을 기반으로 삶의 모든 순간을 의미 있게 만들어야 한다.

죽음에 초연한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부임을 깨닫는 것이다. 작가가 보여준 철학은 이를 실천적으로 증명한다. 그는 자신의 시간을 예술과 사유에 몰입하며, 자신의 삶을 초월적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죽음을 삶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그것을 준비해 나갔다. 이러한 태도는 죽음을 두려움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오히려 삶의 본질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음과 마주해야 한다. 죽음을 두려움으로 대하는 대신, 작가처럼 삶과 예술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충실히 가꾸고, 삶의 아름다움과 무게를 온전히 받아들인다면, 죽음은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닐 것이다. 죽음 앞에서 초연한 태도를 유지한다는 것은 단순히 두려움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며, 죽음을 삶의 일부로 품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누구나 선택할 수 있으며, 그것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깊이 있는 것으로 만들 것이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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