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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향기 5 ㅡ 최임순 시인

김왕식









사랑의 향기 5





시인 최임순




거미줄에도 향기는
걸리지 않는다
향기는 삶을 평화롭게
환한 빛도 춤춘다
꽃바람처럼 이롭게 세포가 춤추며
신록의 대지에 하늘을 품고
인향 천리 사랑의 본능
바람의 속삭임 가슴속 힘 솟아
희망은 눈부신 삶 하늘 높이 휘날리어
선행으로 살아가는 행복 용솟음친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최임순 시인의 '사랑의 향기 5'는 삶과 사랑의 본질을 향기에 비유하며, 선행과 희망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세계를 노래한다. 향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공간을 채우고 사람의 감각을 움직이는 요소이다. 시인은 이러한 향기의 속성을 통해 보이지 않는 가치, 즉 사랑과 선행이 지닌 힘을 부각하고 있다.

첫 연에서 “거미줄에도 향기는 걸리지 않는다”라는 구절은 사랑과 선행이 얽매이거나 제한되지 않는 자유로운 속성을 지닌다는 의미로 읽힌다. 거미줄은 얽히고설킨 관계와 장애물을 상징할 수 있으나, 향기는 그런 것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이는 사랑과 선행이 어떠한 장애물 속에서도 퍼져 나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어서 “향기는 삶을 평화롭게 환한 빛도 춤춘다”라는 구절은 향기가 조화를 이루는 방식에 대한 시인의 관점을 보여준다. 평화롭고 따스한 향기는 단순한 감각적 요소가 아니라, 삶을 환하게 밝히고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요소로 기능한다.

“꽃바람처럼 이롭게 세포가 춤추며”라는 구절에서는 생명의 역동성이 드러난다. 향기는 정적인 것이 아니라 꽃바람과 함께 이롭게 퍼지며, 개별적인 생명(세포) 하나하나를 춤추게 한다. 향기의 흐름은 결국 전체적인 삶과 연결되며,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후의 구절에서 “인향 천리 사랑의 본능”이라는 표현은 사랑의 힘이 먼 곳까지 퍼져 나가는 속성을 강조한다. ‘인향人香천리’라는 표현은 단순히 물리적인 향기가 아니라, 사람의 선한 마음과 행동이 널리 퍼져 나간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는 ‘사랑의 본능’과 연결되며, 인간이 근본적으로 지닌 선한 본성의 힘을 드러낸다.

또한 “바람의 속삭임 가슴속 힘 솟아”라는 구절에서 바람의 속삭임은 그저 자연현상만이 아니라, 삶 속에서 들려오는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로 읽힌다. 이는 “희망은 눈부신 삶 하늘 높이 휘날리어”라는 구절로 이어지며, 희망이 삶을 변화시키는 역동적인 힘이 되어 상승하는 이미지를 형상화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랑과 희망, 선행이 만나면서 궁극적으로 “선행으로 살아가는 행복 용솟음친다”라는 결론에 이른다. 선행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행복의 원천이며, 이것이 인간 존재의 본질적 가치라는 시인의 철학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최임순 시인의 '사랑의 향기 5'는 보이지 않는 가치가 지닌 힘과 그 영향력을 강조한다. 향기의 속성을 통해 사랑과 선행, 희망이 어떻게 퍼져 나가는지를 형상화하며, 인간 삶의 본질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선행이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인식은 도덕적 가르침을 넘어, 삶을 긍정하는 태도로 나아가는 과정과 연결된다. 시의 언어는 간결하면서도 직관적인 이미지를 통해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하며, 독자에게 내면적 울림을 선사한다.

요컨대, 시인은 사랑과 선행이 향기처럼 퍼져 나가 세상을 더 따뜻하고 조화로운 곳으로 만든다는 신념을 담고 있다. 이 시는 감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가치와 삶의 방향성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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