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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랑의 가치철학 및 작품의 미의식

김왕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Mar 18. 2025






영랑 김윤식의 삶의 가치철학과 문학 작품을 통해 본 미의식 연구





                          





Ⅰ. 서론

영랑 김윤식(永郞 金允植, 1903~1950)은 한국 서정시의 정수를 보여준 대표적인 시인이다. 그의 작품에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운율과 정제된 언어 감각이 녹아 있으며, 자연과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미적 감각이 두드러진다. 동시에 그는 조국을 사랑하고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려 했던 독립운동가로서의 삶도 살았다. 이러한 삶의 철학은 그의 시 세계에도 그대로 반영되었으며, 그의 미의식은 단순한 자연 찬미에서 나아가 조국과 민족의 정서, 언어의 미학적 탐구로 확장되었다.

본 글에서는 김윤식의 삶의 기치(旗幟) 철학이 그의 시적 미의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하고, 대표적인 작품을 통해 그의 미적 감각이 어떻게 구체화되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Ⅱ. 영랑 김윤식의 삶과 가치철학

1. 시대적 배경과 생애

김윤식은 1903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났다. 유복한 가정에서 성장했으나,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환경 속에서 조국의 독립을 꿈꾸며 문학을 통해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내고자 했다. 일본 유학 중 독립운동을 위해 귀국했으며, 후에 조선어 학회 사건으로 투옥되기도 했다. 그는 조선어를 지키는 것이 곧 민족의 정신을 지키는 일이라 믿었으며, 이러한 신념은 그의 작품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2. 가치철학과 시적 정신

김윤식의 가치철학은 다음과 같은 핵심 요소로 정리할 수 있다.

1. 언어적 민족주의: 그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중시했으며, 한글로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시적 경지를 탐구했다.


2. 자연 속의 순수성: 자연을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거울로 보았다.


3. 조국과 민족애: 그의 시에서는 조국에 대한 깊은 애정과 그것을 빼앗긴 아픔이 서려 있다.



이러한 철학이 구체적인 시 작품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겠다.


Ⅲ. 영랑 김윤식의 작품을 통해 본 미의식

1. 언어의 음악성과 순수 서정의 미학

영랑의 시는 언어의 음악적 울림이 뛰어나다. 이는 그의 대표작 모란이 피기까지는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이 시는 모란이 피는 시기를 기다리는 마음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그에 대한 아쉬움을 노래한다. 김윤식의 미적 감각은 운율의 조화와 정서의 깊이에서 비롯된다. 특히 ‘모란’이라는 꽃을 통해 인간의 감정을 대입시키는 방식은 자연의 미와 인간의 내면을 연결하는 그의 독창적인 방식이다.

2. 자연과 감성의 조화

자연을 의인화하고 감정의 반영으로 사용하는 것은 그의 미학적 특징 중 하나이다.

《내 마음은》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

이 시에서 그는 호수를 자신의 마음으로 비유하며, 연인의 다가옴을 기다리는 애틋한 심정을 표현한다. 물결치는 호수의 이미지 속에서 내면의 감정이 울림을 가지고 독자에게 전달된다. 자연을 단순한 소재가 아니라 감성의 매개체로 삼는 방식이 돋보인다.

《두견새》
"울지 마라 두견새야
네가 울면 내 마음도 슬퍼진다."

두견새의 울음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화자의 내면의 고통과 연결된다. 이는 김윤식의 자연에 대한 인식이 단순한 묘사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감정을 투영하는 도구로 활용되었음을 보여준다.

3. 민족적 정서와 조국애의 미학

김윤식은 한국적 정서를 시적으로 승화시키는 데 탁월했다. 그의 시에는 단순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넘어 민족의 슬픔과 역사적 아픔이 배어 있다.

《독을 차고》
"독을 차고 사느니보다
한 그릇 술을 먹고
취해 쓰러지는 것이 낫다."

이 시에서는 일제 치하의 암울한 현실에서 고통을 견디기보다 오히려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결연한 태도가 드러난다. 이는 김윤식의 시에서 보이는 ‘삶의 태도’와 연결된다. 그는 현실의 비극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상징적인 표현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4. 시간과 회상의 미학

그의 시에는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간의 감정이 변화하는 모습을 포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가을》
"가을은 내게
눈물겨운 동경을 주었다."

가을이라는 계절적 배경 속에서 ‘동경’이라는 감정을 이끌어내며, 단순한 계절 변화가 아닌 내면의 성찰을 담아낸다. 계절이 주는 분위기와 감정의 교차가 그의 미적 감각을 보여준다.

《봄이 오면》
"봄이 오면 나는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 시에서 봄은 단순한 자연의 변화가 아니라, 희망과 기다림의 상징으로 작용한다. 이는 자연의 흐름을 통한 시간의 인식이 그의 시에서 중요한 미적 요소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Ⅳ. 결론

영랑 김윤식의 시 세계는 단순한 서정적 미학을 넘어 조국과 언어에 대한 사랑, 자연과 감성의 조화, 시간 속에서 변하는 인간의 정서를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한글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며, 언어의 리듬과 음악성을 활용해 독창적인 시적 미의식을 형성했다.

그의 미의식은 단순한 미적 탐구를 넘어서 조국과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신념과 맞닿아 있다. 이는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으며, 그의 시들은 단순한 감성적 표현이 아니라 민족 문학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따라서 김윤식의 시를 연구하는 것은 단순히 한 명의 시인을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문학이 지닌 독창적인 미의식을 재발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의 시 속에서 우리는 자연과 감성이 만나고, 언어가 살아 숨 쉬며, 조국의 정서가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미학적 탐구는 현대 시인들에게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그의 시 세계는 앞으로도 문학적 가치와 감동을 지속적으로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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