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의 연금술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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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의 연금술


김왕식





숨결의 연금술

김왕식


어둠 속,

작은 숨결 하나.


보이지 않는 손이 와서

단맛을 빚고,

쓴맛을 건넨다.


발효는,

말 없는 존재들의 연대.

죽음을 품고도

생명을 다시 내는,

고요한 축제다.


포도당을 마신 이스트는

언어를 거품처럼 부풀리고,

술이라는 기억을 남긴다.


그 기억은,

식초가 되어

묘약이 된다.


한 방울의 변화 속에서

우주는 들썩이고,

보이지 않는 전쟁 속에도

사랑은,

조용히 피어난다.


균들이 부리는

이 마법 같은 연금술 속에서

우리도,

우리 밖의 세계도

서서히,

발효되고 있는지 모른다.


너와 나의 대화도,

오래 두면 술이 되고,

더 오래 두면

식초가 되어

진실을 정화한다.


세상은 지금,

하찮은 미생물의 숨결 속에서

철학 하나를,

고요히

건져 올리고 있다.






미생물의 발효과정을 인간의 삶과 세계 인식에 비유하여,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들조차 변화와 창조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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