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를 치는 순간, 집은 곧 감옥이 된다.
울타리를 걷어라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13. 2023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
왜
잔디밭에
들어가면 안 될까?
삼삼오오
푸른 잔디밭에 앉아
커피잔을 들고
담소를 나누는 장면을
떠올려보아라!
영화의 한 장면 아닌가!
ㅡ
우리는
왜
대저택의 넓은 정원에
잔디만을 키울까?
잔디는
확실히 발 밑에
부드럽게 펼쳐진 카펫같이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러나
잔디만으로는
정원의 모든 아름다움을
담을 수 없다.
잔디의 무한한 녹색 속에
코스모스,
민들레,
제비꽃 같은 야생화가
무작위로 퍼져 있다면,
그것은
한 편의
자연 그림 같은
정원이 될 것이다.
자연은
늘
우리 주변에 있지만,
우리는
종종 그
것을 잊어버린다.
울타리를 치는 순간,
그 정원은
완벽하게 보호된 세계가 되지만,
동시에
그 울타리는
자연과의 연결을 끊어버린다.
울타리 너머의 산,
들,
그 안에 흩어진 야생화와 나무는
이제
우리의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여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울타리 너머의 세계도
우리의 정원이라는 사실이다.
그
크고
넓은 자연의 세계는
누구의 것도 아니면서
동시에
모두의 것이다.
우리가
만든 작은 울타리는
결국
자연의 한 부분일 뿐이다.
정원을 가꾸는 것은
물론
아름다운 일이다.
가끔은
울타리를 넘어,
그 너머의 넓은 세계를 바라보며,
그 안에서
우리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ㅡ
우리는
왜
모르고 있었는가?
집
울타리를 치는 순간,
집이
곧
감옥이 되고,
울타리를
허무는 순간,
앞에 펼쳐진
대 자연은
곧
나의 정원이 된다는
사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