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의 아내는 그렇게 엄마 곁으로 떠났다.
아픈 부부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14. 2023
도통
말이 없다
끊었던 담배를
연신 빨아댄다.
담배연기에 얼굴이 묻혔다.
중간중간
담배 연기 내뿜는 사이
한숨도 가세한다.
그 깊은 한숨
발등을 찔 기세다
함께한 친구들
그 누구도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다.
아내는 뇌졸중을 앓고 있었다.
엊그제
아내는 오랜 투병 끝에 떠났다.
아내는
평소 입버릇처럼 말했다.
어머니 곁으로
가겠노라고,
해서
삼식이는
한 줌의 재로 남은
아내를
3년 전에 가신
친정어머니 곁에 뿌렸다.
상심한 삼식이를 누구도
위로할 수 없었다.
가난한 삶이었지만 부부의 관계는
누구도 따를 수 없을 정도로 각별했다.
ㅡ
도시 변두리 한구석,
흐릿한 담배연기 속에서
삼식이의 눈물이 떨어진다.
햇살이 비쳐도
그의 마음속은 어둠과 같이 짙다.
그는 항상 빈말 없는 사나이였다.
오늘,
그의 입술은 더욱 굳어있고
말 한마디를 할 수 없었다.
친구들은 곁에서
그의 어깨를 보듬었다.
그들의
말 한마디도
그의 슬픔을 달랠 수 없었다.
누구에게도 전할 수 없는 그의 상처와 아픔이었다.
날 때부터 왼쪽 다리를 저는
삼식이는
50 이 넘어서야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아내
또한
심한 척추측만증의 장애를 입어
등이 굽어
불편한 몸이었지만,
둘의 애정만은 어느 부부도 따를 수 없었다
서로 만난 지
이태쯤 지나
아내가 갑자기 쓰러졌다.
그렇게
뇌졸중을 앓게 된 후,
8 년간이나 거동을 못했다.
자기 몸 하나도 제대로
주체하지 못하는
삼식이는
불편한 몸으로
극진히 아내의 수발을 들었다.
삶은 고단했지만,
그들 사이의 사랑은 여전했다.
삼식이는
그 작은 행복마저
뒤로한 채
아내를 떠나보내야 했다.
아내의 장례식 날,
많은 이웃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아내의 죽음에 대해 애도하며,
삼식이를 위로하려 했다.
삼식이의 상심은 깊어서
아무도
그의 마음을 풀어줄 수 없었다.
그의 가슴속에는
끝없는 슬픔과 공허함만이 가득했다.
그는 끊임없이
담배를
피웠다.
담배연기 속에서
그의 눈물이 보였다.
이런 삼식이를 보며
친구들은
더욱더
그를
안타까워했다.
그들은 삼식이와 아내의 사랑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의 사랑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깊었다.
삼식이와 아내는 항상
함께였다.
그들은 서로의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아내의 질병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의 사랑은
언제나 그들을 지탱해 주었다.
지금,
삼식이는 아내를 잃고 혼자 남게 되었다.
그의 마음속에는
아내와의 추억이 살아있다.
그는 아내를 잊지 않고
영원히
그녀를 기억할 것이다.
누구나
삶 속에서 어려움과 시련을 마주하게 된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를 지탱해 주는 것은 사랑이다.
삼식이와 아내의 사랑은
그것을 증명해 주었다.
그들의
사랑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다.
ㅡ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했던가.
삼식이도
언젠가는
이 상처 입은 마음이
잊히겠지만,
생각에
삼식이는 고집스레
이 망각의 끈을
좀처럼
놓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