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의 사람, 김득수 친구를 생각하며

김왕식



맨 오른쪽 경복고 김득수 친구와 가운데 김형석 교수







섬김의 사람, 김득수를 생각하며




청람 김왕식





고교 시절부터 한결같았던 벗, 김득수. 그의 이름을 떠올릴 때면 늘 마음이 따뜻해진다. 사람의 인격은 말보다 삶에서 드러나고, 믿음은 주장보다 실천에서 드러나는 법인데, 김득수는 그 둘을 조용하고 깊게 품고 살아온 사람이다. 늘 정갈한 말씨와 부드러운 눈빛, 무엇보다 상대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그 태도는 시간과 나이를 넘어 변함없이 이어져 왔다.

그의 품성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부분은 ‘섬김’이라는 단어에 있다. 부모님을 향한 지극한 효심은 익히 잘 알려진 일이다. 생의 어느 순간에도 부모님의 안부와 평안을 먼저 염려하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정성스러운 손길을 아끼지 않는 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한 사람의 믿음이 이렇게 따뜻하고 묵직할 수 있구나 싶었다.

그의 섬김은 가족을 넘어서 ‘존경’의 대상을 향해 더욱 깊어진다. 특히 백세를 훌쩍 넘긴 원로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을 해마다 스승의 날이면 꼭 찾아뵙고, 부모님처럼 공경하고 따르는 그 정성은 단지 제자의 예의를 넘어선 ‘삶의 철학’처럼 느껴진다. 누군가를 존경한다는 것은 단지 머리로만이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온전히 가까이 다가가는 것인데, 김득수는 그 일을 참 자연스럽고 정갈하게 해낸다. 삶의 연륜이 깊어진 지금도, 그는 여전히 고개 숙여 어른을 모시고, 진심을 다해 공경할 줄 안다.

이번 12월, 김득수의 자녀가 인생의 새 출발을 하게 되었다. 그 소식을 들으며 참으로 기뻤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감동은, 김형석 교수님께 직접 주례를 부탁드렸다는 말이었다. 건강을 염려하신 교수님께서는 상황을 보시겠다 하셨지만, 만약 허락된다면 그 자리는 단순한 결혼식 이상의 순간이 될 것이다. 한 세기의 지혜와 사랑, 그리고 제자에 대한 깊은 신뢰가 만나는 그 자리. 김득수다운 요청이고, 김형석 교수님께서도 김득수이기에 깊이 고민하셨을 것이다.

벗 김득수. 그는 요란하지 않으나 깊고, 소리치지 않으나 울림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누군가를 극진히 사랑하고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의 곁에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오늘 나는, 오랜 벗의 따뜻한 삶을 마음으로 다시 되새긴다. 누군가를 위해 조용히 기도하고, 공경하며 살아가는 그 삶이야말로, 진정한 인격의 향기가 나는 것이라 믿는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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