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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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마음을 파장으로 느낀다는 것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말은 귀로 들리지만, 마음은 그보다 더 섬세한 감각으로 전해진다. 눈빛 하나, 손끝의 떨림, 말과 말 사이의 침묵에서도 마음은 충분히 흐른다. “상대의 마음을 파장으로 느낀다”는 한 줄에는 말로 다 하지 못하는 감정의 깊이가 담겨 있다.
가끔은 설명이 없어도 마음이 전해지는 순간이 있다. 표정 너머에 숨어 있는 슬픔, 말끝에서 머뭇거리는 진심, 그 모든 것은 파장처럼 조용히 번진다. 바람결처럼 스치는 감정의 진동이 가슴에 닿는 순간, 사람과 사람은 말보다 더 깊은 곳에서 연결된다.
사람의 마음은 물과도 같다. 고요할 땐 바닥까지 들여다보이고, 흔들릴 땐 작은 떨림이 퍼져나간다. 그 물결을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만이, 진심을 읽을 수 있다. 파장은 단지 소리의 진동이 아니라, 감정의 진동이기도 하다.
존재 자체가 하나의 진동이다. 눈빛, 호흡, 미세한 움직임까지도 감정을 품고 흐른다. 그런 흐름을 읽어내는 사람은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을 전할 수 있다. 파장을 느끼는 감각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조용한 시간 속에서 천천히 길러지는 것이다. 내면이 잔잔해야 타인의 마음도 조용히 담길 수 있다.
말로 다 전할 수 없는 마음이 있다. 어떤 위로는 침묵이 더 깊고, 어떤 사랑은 눈빛 하나로 충분하다. 파장을 느낀다는 것은 단지 느끼는 일이 아니라, 그 마음을 조용히 품고 함께 울리는 일이다.
세상엔 말은 많지만, 마음은 자주 비어 있다. 그럴수록 파장을 감지할 줄 아는 따뜻한 감성이 더욱 절실해진다. 말없이 건네는 온기, 말없이 전해지는 이해—그것이 마음의 진짜 소통이다.
“진심은 말보다 먼저 도착한다.”
그 진심은 파장이 되어, 지금도 누군가의 마음을 향해 조용히 흐르고 있다.
---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