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16. 2023
매미가 운다
밤새도록
운다.
한없이 운다
그것도
목놓아 운다
아니
목청껏
축가를 부르는지도!
지쳐야
멈춘다.
ㅡ
보통은
7년이지만
최장 17년간
햇빛을 못 봤다.
유충의 몸으로
땅속,
유배생활이었다
그렇게
힘들게
세상에 나왔다.
햇빛을 봐야 한다.
해서
올라가야 한다.
느릿한 발걸음으로
나무에 올라야 한다.
그
과정
험난하다.
나무에
매달려
안간힘을
쓴다
탈각 위해
온몸을 떤다.
이윽고
감춰진 몸을
드러낸다.
이제
성충이다
두세 시간 동안을
그렇게
나무에
매달려
몸을
말린다.
또
한동안을
날갯짓을 한다.
비상 위한
몸부림이다
ㅡ
약 보름 간의 삶을 위해
십수 년을
기다렸다.
인고의 세월이다.
세상 나온
매미,
행복에
버거워
우는 것인가?
아니면
곧
닥쳐올
죽음이 두려워
우는 것인가?
ㅡ
매미의 울음소리에 귀 기울이면,
그것은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교향곡이다.
십수 년의 긴 대기 끝에
몇 주 동안의 짧은 생을 살아가는
그들의 목소리는,
행복을 부르는 것인지,
또는
잠시 후에 올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매미는 햇빛을 받으려고 노력한다.
그 햇빛이 그들에게는 새로운 삶,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긴 시간 동안 어둠 속에서 지낸 그들에게
빛은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
그들은 나무에 매달리며
안간힘을 쓴다.
그 힘든 과정 속에서도
그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얼마나 짧은 시간 동안의
행복을 위한 것인가?
그 짧은 행복을 위해
십수 년 동안 기다렸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 순간을
최대한으로 즐긴다.
그것은 마치
인간의 일생이 그들의 몇 주와 같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사실
우리 인간도 그렇다.
우리의 삶은 매미보다 훨씬 길지만,
그것도 역시 한없이 짧다.
우리가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겪는
어려움, 기쁨, 슬픔,
모든 감정은
그 순간의 행복을 위한 것이다.
그 순간을 최대한으로
즐기려고 노력한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준다.
그것은 짧은 삶을
최대한으로 즐기며 사는 것의 중요성,
그 순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매미와 인간은 그리 다르지 않다.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에서 행복을 찾아 헤매고 있다.
그 행복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기다리는지,
그것은 개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그들의 짧은 삶을 최대한으로 즐기려는 노래다.
그 노래는 우리에게도 전해진다.
우리도 자신의 삶을
최대한으로 즐기며 살아가야 함을 깨닫게 해 준다.
ㅡ
인간과
매미
무엇이
다르랴!
기간의
길고
짧음일 뿐이지!
허나
매미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마지막 삶에 대한
축가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