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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자마자 죽음을 생각하나!

매미의 일생






매미가 운다
새도록

운다.


한없이 운다
그것도
목놓아 운다


아니

목청껏

축가를 부르는지도!



지쳐야
멈춘다.





보통은

7년이지만


최장 17년간
햇빛을 못 봤다.

유충의 몸으로
땅속,
유배생활이었다

그렇게
힘들게
세상에 나왔다.

햇빛을 봐야 한다.

해서
올라가야 한다.
느릿한 발걸음으로
나무에 올라야 한다.


과정
험난하다.

나무에
매달려
안간힘을
쓴다

탈각 위해
온몸을 떤다.

이윽고
감춰진 몸을
드러낸다.

이제
성충이다

두세 시간 동안을
그렇게
나무에
매달려

몸을
말린다.



한동안을
날갯짓을 한다.

비상 위한
몸부림이다



약 보름 간의 삶을 위해
십수 년을
기다렸다.

인고의 세월이다.

세상 나온
매미,

행복에
버거워
우는 것인가?

아니면

닥쳐올
죽음이 두려워
우는 것인가?



매미의 울음소리에 귀 기울이면,

그것은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교향곡이다.


십수 년의 긴 대기 끝에

몇 주 동안의 짧은 생을 살아가는

그들의 목소리는,

행복을 부르는 것인지,


또는

잠시 후에 올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매미는 햇빛을 받으려고 노력한다.


그 햇빛이 그들에게는 새로운 삶,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긴 시간 동안 어둠 속에서 지낸 그들에게

빛은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


그들은 나무에 매달리며

안간힘을 쓴다.

그 힘든 과정 속에서도

그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얼마나 짧은 시간 동안의

행복을 위한 것인가?


그 짧은 행복을 위해

십수 년 동안 기다렸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 순간을

최대한으로 즐긴다.


그것은 마치

인간의 일생이 그들의 몇 주와 같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사실

우리 인간도 그렇다.

우리의 삶은 매미보다 훨씬 길지만,

그것도 역시 한없이 짧다.


우리가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겪는

어려움, 기쁨, 슬픔,


모든 감정은

그 순간의 행복을 위한 것이다.


그 순간을 최대한으로

즐기려고 노력한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준다.


그것은 짧은 삶을

최대한으로 즐기며 사는 것의 중요성,

그 순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매미와 인간은 그리 다르지 않다.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에서 행복을 찾아 헤매고 있다.

그 행복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기다리는지,

그것은 개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그들의 짧은 삶을 최대한으로 즐기려는 노래다.


그 노래는 우리에게도 전해진다.

우리도 자신의 삶을

최대한으로 즐기며 살아가야 함을 깨닫게 해 준다.






인간과
매미

무엇이
다르랴!

기간의
길고
짧음일 뿐이지!


허나

매미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마지막 삶에 대한

축가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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