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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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세상은 끊임없이 울림을 주고받는 그물망과 같다. 사람이 내는 마음 하나하나는 고요한 물 위에 던져진 돌멩이처럼 파장을 일으키고, 그 파장은 멀리 퍼져 나갔다가 다시 되돌아와 마음을 낸 주인에게 닿는다. 그렇기에 마음은 단순히 개인의 내적 상태가 아니라, 우주와 맺는 대화요, 보이지 않는 씨앗과 같다. 맑고 바른 마음을 일으킬 때 그것은 향기로운 바람이 되어 다시 자신에게 불어오고, 탁하고 어두운 마음을 일으킬 때 그것은 자신을 감싸는 그림자로 되돌아온다.
겸손한 이는 이 이치를 억지로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다만 조용히 살면서 그 진실을 증명할 뿐이다. 공경하는 마음은 타인의 마음을 녹이고, 그 녹은 마음은 다시 자신을 향한 존중으로 되돌아온다. 보살피는 마음은 이웃을 일으키고, 그 울림은 곧 자신과 가정에 평온과 복으로 돌아온다. 긍정의 마음은 절망의 벽을 허물고, 그 힘은 자신 안에 새로운 가능성으로 채워진다. 이는 계산된 인과가 아니라, 존재의 심연에서 스스로 피어나는 순환의 법칙이다.
재앙이라 불리는 것 역시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불평과 원망으로 가득한 마음이 스스로의 방 안을 가두어버리고, 탐욕과 시기가 불러일으킨 불길이 결국 자신을 태운다. 이를 깨달은 도인은 남을 탓하지 않는다. 스스로 일으킨 마음이 곧 자신의 길을 만든다는 것을 알기에, 매 순간 어떤 마음을 낼 것인가를 돌아본다. 마음은 바람 같아 잡히지 않지만, 바람이 불어 가는 방향은 선택할 수 있다.
깨달음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작은 순간에도 마음이 흘러나가고 다시 돌아오는 것을 눈여겨보는 일, 그것을 부끄러움 없이 마주하는 일, 그 속에서 자신을 닦아가는 일이 곧 도의 길이다. 그러므로 도인은 늘 자신을 배우는 제자이며, 제자는 또한 이미 도인의 자리에 발을 들여놓은 셈이다. 이 길 위에서 서로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면, 가르침은 자연스레 삶이 되고, 삶은 곧 스승의 언어가 된다.
ㅡ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