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름다움과 추함

물과 연꽃의 교향곡



매미와

나비

연꽃을


섬세히

살핀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들의 모태는 추했다

그들의 형태는 아름다웠다.








소리 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강물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은 감동을 심어놓곤 한다.


한적한

산골짜기의 연못가에 서면,


잔잔한 물결 위에

흙탕물과 연꽃이 서로를 부드럽게

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곳은

흙탕물과 연꽃이 함께 춤을 추며,

삶과 아름다움의 교향곡을

연주해 왔다.

관능적인 물결 사이에서,

무심한 눈에는


그저

추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흙탕물이

가만히 머무르고 있다.


눈을 조금만 내리면,

그 흙탕물

속에서

무수한 생명의 기적들이

일어나고 있다.


연꽃의 씨앗은

고요한 연못 속에서

무한한 힘을 모으며,


어느 날

하늘을 향해

아름다운 머리를 들어 올린다.


그 아름다움은

너무나도

단아해,

맑은 하늘과도 견줄 만하다.

여름이 깊어가면,

연못가에는

또 다른 기적이 펼쳐진다.


굼벵이 속에

숨어있던 작은 생명들이

매미와 나비로

거듭나,


자유로운 날갯짓과

아름다운 노래로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운다.


더운 햇볕

아래,


그들은

단 며칠 간의 삶을 누리며

우아한 자태로

세상에

감사의 노래를 불러온다.

그 순간,

추함과 아름다움

사이의 경계는 모호해진다.


흙탕물이

추하다고 느껴진다면,


그 속에서

탄생하는

연꽃과 나비는

어찌 설명할 것인가?


반면

연꽃과 나비가 아름답다면,

그 뿌리를

품고 있는 흙탕물은

어떤 존재일까?


아름다움과 추함은

존재의 두 얼굴이다.


하나 없이는

다른 하나가 존재할 수 없으며,

그것은

균형의 미학이다.

더욱이,

아름다운 것들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연꽃은

한여름을 노래하다

가을이 오면

물속으로 돌아가고,


매미와 나비도

짧은 삶을 마감하며 흙에 다시 돌아간다.


이 순환은

연못가의 자연스러운 교향곡이자,

끝없는 삶의 여정이다.

흙탕물과 연꽃,

매미와 나비.


이들은

추함과 아름다움,

죽음과 삶,


변화와 영원 사이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가르친다.


삶은

끊임없는 변화와 발전의 연속이며,


모든 것은

균형을 이루고 있다.


우리가

거부하거나 멀리하는 것들도

소중한 존재로,


때로는

그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들이

탄생한다.

이 연못가에서,

나는

물과 연꽃이

교두보를 맞대고 연주하는

교향곡을

귀 기울여 듣는다.


이곳에서,

나는

삶과 아름다움,


그리고

변화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두 아이를 안고, 하루에 몇 번씩 투신하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