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2026, 정월 대보름은
구름의 산실産室
보름이다
하늘은 둥글게 차올랐으나
달은 보이지 않는다
구름이
밤의 子宮처럼
하얗게 부풀어 있다
달은
그 속에 갇힌 것이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중
검은 구름이
천천히 갈라지며
은빛 살결을 드러낸다
먼저
한 귀퉁이
그리고
조심스레 둥근 이마
하늘의 막이 열리듯
빛이 번진다
보름달은
구름을 밀어내고 나온 것이 아니라
구름이 품고 있다가
때가 되어
내어놓은 것
밤은 잠시
산통을 겪고
마침내
구름이
둥근달 하나를
조용히 낳았다.
ㅡ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