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가장자리에서 ㅡ 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어둠의 가장자리에서






어둠이 먼저 말을 건다
비어 있다고
혼자라고


그때
어느 시인의 말 한 줄
어둠 속에서 천천히 살아난다


"보이지 않는다고
혼자가 아니라"고


눈에 잡히지 않는 것들이
세상의 절반을 이루고


귀에 들리지 않는 발걸음이
등 뒤에서
조용히 길을 맞춘다


사람이 홀로 걷는 것 같아도
길은 늘
둘의 체온을 기억한다


하나는
지금 떨리는 발


다른 하나는
이름 없는 동행


외로움이 깊어질수록
불현듯

알게 된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가장 오래
곁에 남는다는 것을.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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