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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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손에 잡히지 않고, 일정한 자리를 차지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사람은 늘 묻는다. 내 마음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감정의 위치를 묻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중심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물음이다.
사람들은 흔히 마음이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가슴을 가리키며 말하거나, 머리를 두드리며 생각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편의적인 표현일 뿐이다. 마음은 특정한 장기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물리적인 위치를 갖지 않으면서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다면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마음은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끊임없이 이동한다. 과거로 가기도 하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 건너가기도 한다. 이미 지나간 기억 속에서 머물다가, 갑자기 닿지 않은 가능성 속으로 미끄러진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마음은 현재에 온전히 머물지 못하고, 어디론가 흩어져 있다.
어제의 한마디 말이 마음에 남아 오늘을 흔들고, 내일에 대한 불안이 지금의 숨을 가쁘게 만든다. 마음은 시간 속에서 자유롭게 떠다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 어디에도 완전히 닿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말한다. 마음이 불안하다고, 마음이 어딘가에 가 있다고.
마음은 단순히 흩어지는 존재가 아니다. 그것은 머무를 자리를 찾는다. 사람이 평온을 느끼는 순간은, 마음이 현재에 닿아 있을 때다.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닌 바로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자리와 일치할 때 마음은 비로소 고요해진다.
그렇다면 마음의 자리는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치’ 속에 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 내가 지금 존재하는 순간과 마음이 어긋나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마음이 여기에 있다고 느낀다. 그때 마음은 더 이상 떠돌지 않는다. 머물지 않던 것이 아니라, 드디어 닿은 것이다.
허나
이 일치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인간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해석하고, 비교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은 다시 흩어진다. 어떤 말 한마디에 흔들리고, 작은 사건에도 방향을 잃는다. 우리는 그 흔들림 속에서 다시 묻게 된다. 내 마음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이 질문은 결국 하나의 초대다. 흩어진 마음을 다시 불러들이라는 요청이다. 그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지금 이 순간을 의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눈앞의 사물을 바라보고, 자신의 호흡을 느끼고, 현재의 감각을 놓치지 않는 것. 그 단순한 행위가 마음을 다시 이 자리로 데려온다.
마음은 찾는 대상이 아니라, 돌아오는 자리다. 멀리 떠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언제나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마음이 어디로 갔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게 할 것인가이다.
마음의 위치는 공간이 아니라 상태다. 머무름의 상태, 일치의 상태, 깨어 있음의 상태. 그 상태에 이를 때 우리는 더 이상 묻지 않는다. 내 마음이 어디에 있는가라고.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온전히 살아 있는 그 자리에 있다.
ㅡ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