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는 안 돼요! '분류배출'입니다요!
자수해서 광명 찾자! 60년대 간첩 잡는 포스터가?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25. 2023
분리수거
하는 날,
장관이다!
아침
6시부터 9시까지는
온통
남성들의 세상이다.
출근길
신사복의 넥타이 맨
아저씨들 ,
음식물 쓰레기며
온갖
폐기물들을
들고
메고
양손도
모자라
겨드랑이까지
동원된다.
혹시
일부
아~주
일부
아낙들은
이적까지 꿈나라?
ㅡ
'분리수거라'는
말이 익숙하게 들려온다.
수십 년 동안
이 말을 듣고 쓰며,
친숙하게 받아들였다.
잠깐,
정말 '분리'해서 '수거'하는 것일까?
‘분리’라는
말에는
무언가를 나누는 행위가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그 나눠진 것을
누군가가 '거둬들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수거’와 함께
사용하면,
무언가를 나누는 행위와
그것을 거두어 가는 행위가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우리가 하는 행위는
그렇지 않다.
가정에서
종이, 병, 깡통, 유리 등을
이미
분류하여 내놓는다.
당국은
그것을 수거한다.
이 행위를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분류배출'이라는
말이
적절하다.
어쩌면,
이런
세세한 차이가
중요치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언어는
생각의
도구이자
표현의
수단이다.
정확한 언어의 사용은
우리의
생각과 표현을
더욱 명확하게 만들어준다.
언어의 선택은
단순한
단어의 차이가 아니라,
우리의 사고와
의식의 표현이다.
우리말을
더욱 정확하게,
의미 있게 사용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사고를 명료하게 하는
첫걸음이다.
'분리수거'라는 말을 쓸 때,
잠깐
멈추어 생각해 보자.
우리가 하는 행위를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
ㅡ
아파트
게시판에
A4 안내용지에
적힌
'분리수거'를
'분류배출'로
수정했다.
누군가
다시
'분리수거'로
고쳐 쓰고는
옆에 빨간 글씨로
큼지막하게
신경질 가득 담아
적어놓았다.
"우리 아파트 주민
국어 수준이 이 정도라니,
쯧쯧 ㅠ"
또
누군가
작은 글씨로
적어놓았다.
"낙서금지"
또
누군가
'낙서금지'에
화살표를 그어
적었다.
"당신이나
낙서금지하세요"
또
적혔다.
"너나"
"너도"
마지막엔
"쌍욕이"
다음날
그
낙서로 얼룩진
'분리수거' A4 용지는
누군가에 의해
뜯겼다!
우리
아파트
주민들의
'이틀간의
내전',
모두
알량한 실력의
소유자에게서
비롯됐다!
그
범인을
WANTED !
자수해야 하나,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