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는 일을 할까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오늘이 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는 일을 할 것인가?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아침은 늘 비슷하게 시작된다. 눈을 뜨고,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를 받아 든다. 그러나 그 익숙함 속에, 우리가 좀처럼 묻지 않는 질문 하나가 숨어 있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지금의 선택은 달라질 것인가.


Steve Jobs는 33년 동안, 매일 아침 거울 앞에 서서 자신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오늘이 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는 일을 할 것인가. 그 물음은 단순한 자기 점검이 아니다. 삶의 중심을 겨누는, 가장 단호한 기준이다.


사람은 대개 오래 살 것처럼 행동한다. 해야 할 말을 미루고, 하고 싶은 일을 접어 두고, 사랑해야 할 순간을 지나친다. 시간은 충분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은 늘 충분하지 않았다. 다만 충분한 것처럼 보였을 뿐이다.


거울 앞의 질문은 그 착각을 깨뜨린다. 마지막이라는 가정을 들이대는 순간, 삶은 놀라울 만큼 또렷해진다. 중요하지 않은 일들은 힘을 잃고, 미루어도 되는 관계는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남는 것은 단 하나, 지금 이 순간에 진심으로 붙잡고 싶은 것들이다.


마지막 날이라면, 굳이 불필요한 말로 누군가를 상처 입히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날이라면, 자존심이라는 이름으로 관계를 밀어내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날이라면, 사랑을 숨기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 질문은 죽음을 향한 것이 아니라, 삶을 향한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가장 정직한 대답을 요구한다.


우리는 종종 삶을 준비하면서 산다. 더 나은 날을 위해 오늘을 유보한다. 그러나 삶은 준비의 연속이 아니라, 실행의 연속이어야 한다. 오늘을 살아내지 못한 사람에게 내일은 단지 반복일 뿐이다. 거울 속 자신에게 묻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지금의 선택이 진짜 삶인지, 아니면 단지 습관인지.


사람의 마음은 스스로를 속이는 데 능하다. 괜찮다고 말하며, 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설득한다. 그러나 마지막이라는 가정은 그 모든 변명을 허용하지 않는다. 지금 하지 않는 일은 끝내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드러낸다.


이 질문 앞에서 눈을 피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지금의 삶이 스스로에게조차 떳떳하지 않을 때다. 그러나 그 불편함이야말로 삶이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다. 무감각은 죽음에 가깝고, 불편함은 변화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대답이 선명하다. 지금의 일이 마지막이어도 괜찮다고, 담담하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있다. 그러나 어떤 날은 고개를 숙이게 된다. 그렇다면 그날은 실패가 아니라 기회다. 방향을 바로잡을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다.


삶은 거창한 결심으로 바뀌지 않는다. 아주 작은 선택에서 달라진다. 오늘 한 사람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미루지 않고 시작하는 한 가지 일,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한 번의 결정. 그 작은 변화들이 쌓여, 마지막 날에도 후회하지 않을 하루를 만든다.


거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 앞에 서는 사람만이 스스로를 속일 뿐이다. 질문은 이미 충분히 명확하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지금의 삶을 선택하겠는가.
대답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에 있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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