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이슬이 조용히 내려와 가을에 앉는다.
오늘이 백로다.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Sep 8. 2023
이상하다.
유독
가을엔
가슴이 뛴다
ㅡ
가을은
조용히
우리 주변에 다가와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선선한 바람이
여름의 후유증을
달래주며,
하늘은
푸른색의
깊이를 더한다.
허나
가을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아마도
그 눈에 띄지 않는
순간들에 있을 것이다.
밤의
짙은 어둠이
내려앉을 때,
이슬은
조용히 잔디와
나뭇잎에 걸터 앉는다.
그 미세한
이슬방울은
밤의 한기와 대지의 따뜻함 사이에서
탄생된
작은 기적이다.
이슬이
주는 상쾌함은
아침을 맞이하는
우리의
발밑에
살짝
닿아있을 뿐.
가을의
또 다른 기적,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모습.
논바닥과
밭에서는
황금빛으로 변하는
풍경이 펼쳐진다.
그 향기는
사람들의 수고와
기다림,
그리고
풍요로운 계절의 선물을
담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가을밤의 귀뚜라미 노래는
특별하다.
그들의 노래는
단순한 소리일 뿐만 아니라,
긴 여름을 지나
가을을 맞이하는
모든 존재의 그리움과 희망,
그리고
감사의 노래다.
귀뚜라미의 노래 속에서
우리는
가을밤의 깊은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이렇게
가을은
우리에게 작은 기적들을
선물한다.
그 선물들을 통해
우리는
자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삶의 깊은 의미를 느낄 수 있다.
ㅡ
가을은
짧지만,
그 짧은
순간 속에서
영원한
순간을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