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아버지를 팔테니 10 만원에 사라!
가난한 부부는 정말 샀다.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12. 2023
이 세상에는
팔 물건이 많다.
사람도 사고팔 수 있다.
과거
노예제도가 그랬다.
그런데
현대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그것도
병든 아버지를 판단다!
ㅡ
이보다
특이한 광고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아버지를 팝니다"
라는 제목에 이어서는 노령의 아버지를 십만 원에 팔겠다는 내용이었다.
더욱 심하게 느껴진 건 부끄러움과 원통함이었다.
이 광고를 본 사람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 광고를 읽으며
'세상 말세다'
라고
혀를 차거나,
또한
노령이며 건강이 좋지 않은 아버지를 누가 모시겠느냐고 투덜거렸다.
하지만
어느 날 아침,
그 광고에 적힌 주소로 한 부부가 찾아갔다.
고요한 새벽,
한 초인종 소리가 고요함을 깨고,
이어서 문이 열리며 늙은 한 사람이 나타났다.
신문의 광고를 보고 온 부부의 말에
그는 미소를 띠며 맞아들인다.
그 집은 넓은 정원이 있는 대저택이었다.
이 부부는 다시 한번 광고를 보고 왔다고 말했다.
그 할아버지는 미소를 지으면서
"그런 늙고 병든 양반을 왜 모시겠다고.."
하며 반문했다.
부부는
어릴 때 부모님을 여의고 고아로 살았던 그들,
그리움에 찬 부모님의 모습을 간직하며 살아왔다.
그런 그들에게
'아버지를 팔겠다'
는 광고는
부모님을 모시는 기회로 비쳤다.
그들의 솔직한 감정을 전하며,
돈을 건넸을 때,
할아버지는 무언의 미소를 띠며
일주일 후
다시 오라고 말했다.
일주일 후
그들이 다시 그 집을 찾았다.
그들을 반갑게 맞이하던 할아버지는
농담처럼
"어서 오게나, 나의 아들과 며느리야"
라고 말했다.
그 할아버지의 광고는 젊은이들의 돈욕심을 테스트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돈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으려 했지만,
이 사랑으로 가득 찬 부부에게는 모든 것을 주고 싶었다.
그들은 소박하게 살고 있을지라도 사랑으로 가득 찬 삶을 살고 있었다.
ㅡ
이
광고 이야기를 보며
나는 온몸에 전율이 왔다.
할아버지가 세상에 경각심을 주는 일침의 광고도
그랬지만,
나를 더욱 아프게 한 것은
그 가난한 부부의 마음이다.
어떻게 그러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그 부부는 둘 다
고아로 자랐으니
부모님 이름을 제대로 불러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생면부지의
'병든 노인을
모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접한 내용일 것이다.
나 역시
지인이
어제 보내온 글이다.
나에게는 이 글이
그 부부 이상으로 각별하다.
나는 어릴 때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기에
제대로 모실 기회조차 없었다.
더군다나
아버지가 세 살 때 돌아가셨으니
기억도 없다.
ㅡ
오늘 아침에도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듣기에
비가 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했다.
당신의 이름 석자를
불러보고 싶은
아침입니다.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