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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13. 2023

그 노인은, 돕겠다는 나의 정성과 호의를 뿌리쳤다

노인의 경계심


짐을 들어드리고

싶었지만


근처에도 갈 수 없었다


노인의 경계심은

에 달했다.




한 노인이 보따리를 들고

지하철 계단을 힘겹게 오르고 있었다.

그의 보따리는 살아온 시간과 그림자처럼 무겁게 보였다.

저 노인의  삶은 외로움과 고통으로

얼마나 가득 찼을까?

나는 저 보따리를 들어주고 싶어 다가갔다.


"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노인은 흘낏 뒤를 돌아보더니

휙 뿌리치고 계단을 힘겹게  올라갔다.

영문을 모르는

나는

순간

당황했다.

 얼굴이 그렇게 험상궂었나?

 아니면

그의 독립성을 침범한 것일까?


슬며시 화장실에 들러

거울에 비친 얼굴을 살핀다.

과거에는

노인들이 짐을 들어달라고

부탁했던 것이 기억다.

오히려

들어주지 않으면 화를 내곤 했다.


그런데

지금

그 모습은 완전히 달랐다.


뿌리친

그의 고집은

그의 존엄성을 보호하려는 것이었다.

이는

단순히 젊은 사람과 노인의 시각차가 아니다.

세대 간의 시각차,

노년과 청년 사이의 시각차를 넘어서,

사람과 사람,

심지어 노인들 사이의 시각차이기도 하다.

이런 시각차가 인간 사회의 복잡성을 만들어가는 하나의 요소일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는 인간의 삶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의 가치관은 변화하고,

삶의 경험은 우리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게 된다.

그것이 인생의 아름다움이자,

동시에 그 복잡성이다.

이 모든 것은 우리에게 한 가지 교훈을 준다.

각각의 시점과 가치관을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누구나 그들의 삶을 살아가고, 그들만의 존엄성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함께 사회를 이루는 것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시간의 흐름과 사람의 시각이 만나는 그곳에서,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더욱 성장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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