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자

#31

by 삼류작자


감옥-그녀 1부에 이어서..



연초에 아라시야마(본부) 쪽에서 사람이 다녀간 뒤,

몇 달이 흐르며 고도리구미는 겉으로는 다시 균형을 되찾은 듯 보였다.

명목상 두목의 이름은 여전히 노부카즈였지만,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었다.

회의 자리에서도, 술자리에서는 더더욱.

누군가 실수처럼 그 이름을 꺼내면

대화는 묘하게 끊겼고, 잔 부딪히는 소리만 남았다.

다니구치 아키라(谷口 彰) 역시 그 일에 분명 발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책임은 노부카즈 두목에게 덮여 씌워졌고,

다니구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얼굴로 자리를 지켰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자 지부는 자연스럽게 둘로 갈라졌다.

누가 정한 것도, 선언한 것도 아니었다.


회의에서 앉는 자리, 전화를 돌리는 순서,

일이 흘러가는 방향이 그렇게 굳어졌을 뿐이었다.

구역 안 항만과 그 주변 인력,

풍속점과 환전소 관리—

그 흐름은 여전히 렌조의 손에 있었다.

반대로 파칭코와 야미킨(대부업),

오래된 방식의 현금 장사는 다니구치 쪽이었다.

과격하고 냄새가 나지만,

확실하게 돈이 남는 일들이었다.


처음엔 서로 숨을 죽였다.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균형은 오래가지 않았다.

어디선가 흘러나온 샤부(마약성 각성제)가 풍속점과 항만 인부들 사이로 퍼지기 시작했다.




유흥업소가 밀집한 번화가에서 반 블록쯤 비켜난 골목.

〈츠바키엔(椿園)〉이라 적힌 간판.

한쪽 등이 나가려는 듯, 붉은 글자 하나가 미세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문이 열리자 렌조와 쇼이치가 안으로 들어섰다.

가게 안에 있던 하부 조직원이 고개를 깊게 숙였다.

렌조는 고개만 한 번 끄덕였다.

뒤따르던 쇼이치는 자연스럽게 한 발 뒤에서 멈췄다.

카운터와 복도, 대기실 쪽에서 종업원들이 하나둘 시선을 내리고 고개를 숙였다.

마담의 안내로 안쪽 룸으로 들어갔다.

내실은 넓었고,

조금 오래됐지만 함부로 손대지 않은 고급스러움이 남아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미리 준비해 둔 듯 작은 TV와 비디오 데크가 놓여 있었다.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던 사장이 서둘러 일어나 허리를 굽혔다.

“미즈하라씨, 직접 오셨군요. 바쁘신데 죄송합니다.”

그리고 한 박자 늦춰,


“가네다씨도요.”

쇼이치는 짧게 고개를 숙였다.

렌조는 말없이 자리에 앉아 담배를 입에 물었다.

사장은 눈치를 살피다 재떨이를 밀어 놓고 숨을 고른 뒤 입을 열었다.

“요즘… 좀 이상합니다.”


“손님들 중에 아예 처음부터 약 얘기를 꺼내는 놈들이 생겼습니다.”

렌조는 사장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었다.

불붙은 담배에서 연기만 천천히 올라갔다.


“처음엔 솔직히… 어디서 좀 나와도 그러려니 했습니다.”


“미즈하라씨가 다 생각이 있으시겠지 싶어서요.”

사장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낮아졌다.


“근데 이게 선을 넘었습니다. 처음엔 매출이 올랐는데, 요즘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쇼이치가 사장을 가만히 바라봤다.

“애들도 안 나옵니다. 갑자기 연락 끊고, 당일에 펑크 내고..”


“손님들도 약 때문에 트러블이 잦아졌고요.”

사장은 말을 멈추고 렌조를 살폈다.

렌조의 얼굴에는 아무 변화도 없었다.


“그래서… 말씀드리려고 했습니다. 저희 가게만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 거리 쪽에서 요즘 말들이 많아서요.”

잠깐의 망설임.


“약을… 너무 많이 푸시는 것 같아서.”

말끝을 흐리다,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사정 좀 봐주십쇼.”

그때였다.

“확실히 다니구치입니다.”

쇼이치의 말은 낮았지만 단정했다.

룸 안의 공기가 순간 멎었다.

렌조는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


“어이, 쇼이치.”

짧은 한마디. 선 넘지 말라는 뜻이었다.

쇼이치는 더 말하지 않았다.

사장은 그 미묘한 기류를 감지했는지 서둘러 리모컨을 집어 들었다.


“이것도… 보셔야 합니다.”

비디오가 데크 안으로 들어갔다.

화면이 켜지자 난잡하고 하드코어 한 포르노가 나왔다.

사장이 말을 이어갔다.


“저희 가게에서 제일 잘 나가던 애입니다. 칸나라고. 약에 취해 있는 것까진… 눈 감았습니다.”


“근데 어느 날부터 아예 안 나오더니, 행방불명이 됐고…”

잠시 말을 삼켰다.


“얼마 전 웨이터 놈이 이걸 들고 왔습니다. 이제는 이런 영상이 돌아다닙니다. 저희가 데려올 때 낸 돈도 있는데… 이런 식이면…”

렌조는 화면을 끝까지 보지 않았다.

이미 충분했다는 듯,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희 사정 좀…”

사장 다케타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그 역시 알고 있었다.

이 일이 구역을 관리하는 렌조가 벌인 짓이 아니라는 걸.

하지만 구역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결국 누구의 책임으로 물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렌조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미 등을 돌린 상태였다.

쇼이치가 한 박자 늦게 다케다에게 말했다.


“이쪽에서 문제없도록 처리하겠습니다.”

두 사람은 그대로 가게를 나왔다.

골목으로 나오자 습하고 후텁지근한 밤공기가 얼굴을 덮쳤다.

쇼이치는 손에 들린 비디오를 뒤집어 라벨을 확인했다.

잠시 보고, 낮게 말했다.


“쿠로사와 쪽 사업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샤부도 그쪽 물건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다니구치선배가 아직도 그쪽에 붙어먹고 있다는 건데...”

렌조는 잠시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어이, 쇼이치.”

짧은 침묵.

“다니구치도… 이젠 정리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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