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야

by 오후세시


나는 자주 다수의 원형에 들어가 중심이 되는 것을 원한다. 그래서 때로는 스스로 생각해도 못나게 대답하는 경우들이 있다. 뱃속의 아이가 남아라는 것이 확실해진 뒤, 친한 친구에게 “너는 체력을 길러야겠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친구는 돌이 될 무렵의 여아를 키우고 있었으므로, 체력에 대한 야무진 충고가 곧 내가 인정받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아 난 그래도 아들이 좋아, 딸은 예민해서”라고 뾰족 거린 답을 했었다. 나는 왜 그럴까


집에 지인들의 집들이 일정을 정하는 톡방 안은 미어캣처럼 예민해져서 누가 오는지, 안 오는지를 찾곤 했다. 다들 아이를 키우는 언니들이라 오기 힘들 수 있는 것이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그조차도 내가 그들의 관계 속에서 원형 가운데 서지 못한 기분이 든다. 그 기분은 곧 되찾아야 하는 하나의 보물찾기 게임처럼 나의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찾으려 한다. 즐겁지 않은 게임.



우리 집 올리브는 오늘도 물만 주면 멋대로 뻗어 나아가 쑥쑥 큰다. 올리브는 자기의 속성대로 몇 날 며칠을 하늘을 향해 솟아 뻗친다. 나는 과연 어떤 자양분으로 시작했길래 그렇게 내게 덩그러니 주어진 시간을 다수의 원형에 들어가는 것에 힘을 쓰기 시작했을까. 게슴츠레 눈을 닫아가며 알 것 같은 원인들을 다시 흙 속에 재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