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38days

by 오후세시

아가야 뱃속에서 나와 너를 마주한 날이 벌써 한달이 지나가고 있구나


너의 눈은 엄마 마음에 창을 내어 빛을 내고 그 눈동자에 우주를 가득담아 나를 비추는구나

내가 내 안에 이렇게 많은 웃음과 사랑이 있었는지 너가 꺼내어주는구나


하늘에서 엄마를 구원하러 보내준 아가천사야

작고 조금한 입술에서 나오는 소리, 살결에서 나는 냄새, 너의 몸짓 하나하나가 엄마 뼈에 새겨지는구나. 어떻게 널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니


엄만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비교하고 스스로가 부끄러워 풍선처럼 팽창시켰다 쪼그라들어 비참함을 맛보았지. 그치만 적어도 너를 만난 이후의 삶은 그 누구와도 맞바꿀수없이 행복하다 자부되는구나. 나의 자랑 나의 사랑.


처음 널 만난 날, 목이 메어 이름조차 불러주지 못하고 하염없이 울기만 했지. 그렇게 너는 날 어린 아이처럼 만들기도 해.


너에게 초유라도 줘보겠다는 핑계로 널 보고싶어 링거를 끌고 복대를 찬 차림으로 매일 신생아실을 드나들었지. 제대로 앉지도 못한 상태에서 허리와

고개를 너에게 맞춰가는 바람에 배에 피멍이 들었지만 그 다음날고 그 다음날도 갔단다. 그렇게 너는 날 어른으로 만들기도 해.


나의 사랑, 엄마의 이 시간 속에서 내가 줄수있는 가장 가치로운 모든 걸 잘 빻고 빚어 너에게 줄게. 무럭 무럭 자라렴 나의 사랑.

매거진의 이전글임신 그 대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