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었던 미국 생활
우리 가족의 미국 첫 보금자리는 에어비앤비였다. 멋진 호텔생활이 구미에 당겼지만 약 한 달 정도 장기 투숙이 필요한 상황이다 보니 호텔보다는 단기 렌트를 선택하였다. 랜선투어 때는 깔끔하고 넓어 보이는 숙소였지만 미국에 도착해서 보니 모든 게 사진빨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어서 그 집을 벗어나고 싶었다. 반지하에 1인용 스튜디오 수준의 공간... 먼 여행을 떠나온 가족들이 편히 잠을 청했으면 했지만 첫날부터 떠나는 날까지 제대로 된 피로를 풀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집을 쪼개서 손님을 받다 보니 다양한 옆방 이웃들과 약 3주를 함께 지냈는데 미국 욕쟁이부터 줌바 아저씨(?)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거의 매일 줌바 음악에 파티를 즐기며, 서로 흥에 겨워 욕설로 상대를 격려하는 바람에 편히 쉴 수가 없었다. 문제는 파티를 밤에 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시차 때문에 힘든 가족들이 이웃사촌 때문에 더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좁은 부엌에 내 살림이 아니다 보니 먹을 것도 넉넉히 사둘 수가 없어 먹는 게 부실해져만 갔다. 피로 누적에 배고픔까지 가족들은 점점 예민해지고 화가 많아졌다.
내가 생각한 미국 생활은 이게 아닌데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더군다나 한국에 계시는 부모님과 가끔 연락을 할 때에는 괜찮다고, 아직은 초기라 부족한 게 있지만 조금씩 잘 준비하고 있다고, 그렇지만 힘들지 않고 즐겁다고 하는 말을 하고 돌아서면 괜스레 눈에 눈물이 고였다. 더 힘든 건 그런 통화를 하고 돌아서면 가족들이 시차 적응에 힘들어서 낮에도 소파에서 쪽잠을 자고 있는 걸 보면 고였던 눈물이 뚝! 떨어지곤 했다.
집도 없고 차도 없고 돈도 없고 Social Security Number도 없고 Credit Score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