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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억의저편 Jan 09. 2024

결핍은 성장이다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하교 때  갑작스레


비가 오는 날이 있었지요. 소낙비는 예고도


없이 내려서, 그것도 아기 새까 손가락만 한


굵은 빗방울로 내려서, 걸어서 한 시간 거리의


집까지 가는데  항상  옷이며 가방이며 책은


물론, 모든 게 다 젖어버리고 나면 집에 도착했어요.


당시 친구들의 엄마들은 하교시간에 맞춰  우산과


함께 친구들을 기다려 함께 우산을 쓰고 가는 그 뒷


모습이  그렇게도 부러웠습니다.


나의 부모님은 농사일에 항상 바빴기 때문에


한 번도 비 오는 날 우산을 들고 마중 나온 적이


없었어요.  그것이  그렇게  어린 가슴에 남았었


는데, 성장한 지금에서야 다시 기억을 떠올려


보니,  그것은 축복된 거였어요.


그때만큼 비를 흠뻑 맞아본 게 없었던 거예요.


비에서 나는 비릿한 냄새며 미지근한 빗물이


머리에서 얼굴로, 얼굴에서 배꼽으로, 그리고


전신을 적실 때의 그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거든요.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집에 도착해서 젖은 옷을 벗고 마른 옷으로 갈아


입고 난 후의 그 개운함과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안전함 그리고 집 여기저기에 책들을 펼쳐 놓으며


말렸던 기억들은 어느새 추억이 되어 웃음이 되고


이야깃거리가 되어 나를 더더욱 따뜻하게 위로를


해주었어요.


당시엔 우산 없이 걸어가는 게 결핍이라 생각되어


졌으나, 시간이 흐른 지금은 축복된 일로 여겨


집니다. 자신이 느끼기에 결핍이라고 느끼는 시간을


관통하고 횡단하고 난 후 뒤돌아보면 그것이 꼭


결핍만이 아닌  자신을 더더욱 단단하게 성장시킨


성찰의 과정이었음을 깨닭은 소중한 경험이었고


그런 경험은 또, 미소 짓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소설이나 에세이 중 파란만장한 우여곡절이 없다면


이야기도, 남겨진 장면도 없겠지만,


우리가 결핍이라는 시간을 받아들이고 수용한다면


그것은 자신을 성장시킬 거예요. 삶 앞에 당당히


살아가다 보면 결핍을 딛고 그것을 채우는 시간 또한


분명히 주어집니다. 삶을 단거리 마라톤이 아닌


장애물이 있는 장거리 마라톤으로 여기고 길고 넓게


통으로 삶을 보는 여유로운 시각도 생길 거예요.


그때가 당신이 성공할 기회가 가까이 다가왔음을


꼭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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