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니체가 말한 영원회귀는 지금 이 순간의 삶이 앞으로 무한히 반복된다면 그 반복을 긍정할 수 있는가를 묻는 질문이다. 그는 인간이 과거와 미래에 머무르며 정작 현재를 흘려보내는 문제를 비판했고, 오직 현재만이 의지가 실제로 작동하는 시간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는 말은 순간을 즐기라는 가벼운 조언이 아니라, 지금의 삶을 스스로 긍정할 수 있는가를 묻는 근본적인 물음에 가깝다.
나는 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불확실한 것을 견디지 못했고, 기반이 마련되어야 안심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의 시간은 언제나 미래를 위한 준비처럼 느껴졌고, 현재의 나는 늘 미완성의 단계라고 여겨졌다. 미래를 중심으로 사는 방식은 나를 움직이게 했지만, 동시에 지금이라는 순간을 흐릿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런데 영원회귀의 질문은 이런 관점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미래가 중요한 것은 변함없지만, 그 미래를 실제로 만들어가는 존재가 바로 지금의 나라는 사실이 선명해진 것이다. 나는 그동안 현재를 부족한 과정으로만 이해했지만, 영원회귀는 지금의 나 또한 반복될 수 있는 삶의 한 장면으로 바라보라고 요구한다. 이 질문을 마주하면서 나는 현재의 내가 가진 의미를 처음으로 온전히 바라보게 되었다.
그 결과 나는 미래를 꿈꾸는 나뿐 아니라, 그 미래를 현실로 옮기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지금의 나도 충분히 긍정할 만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완성되지 않았지만, 현재의 선택들은 미래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그래서 이제는 현재를 단순히 준비 과정으로만 보지 않으려 한다. 지금이라는 시간에서 내가 어떤 의지를 행사하는지가 곧 내가 원하는 미래의 방향을 결정하므로, 이 순간을 더 의식적으로 살아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