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대하는 태도

11. 인생은 태도에 달려 있다.

by 무로

니체는 인간을 규정하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방향으로 자신을 이끄는가, 즉 태도라고 보았다. 같은 실패가 누군가에게는 몰락이 되고 다른 이에게는 도약이 되는 이유도 바로 이 태도의 차이 때문이다. 태도는 주어진 조건을 넘어서는 방식이며, 인간은 이 해석을 통해 자기 삶의 방향을 새로 만들어낸다. 그래서 삶의 결과는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을 다루는 태도에서 갈라진다.

돌아보면 나에게도 태도를 바꾸게 한 결정적 순간이 있었다. 중학교 3학년, 처음으로 성적이 크게 떨어졌을 때다. 그 전까지만 해도 나는 “이 정도면 먹고살 수 있겠지”라며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었다. 노력하지 않아도 상위권을 유지해왔다는 이유로, 나는 지금의 성적이 계속 유지될 것이고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안이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성적이 조금씩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위기감보다는 합리화가 더 컸다. “이 정도면 괜찮아.” “굳이 힘들 필요 있나.” 이런 생각들로 내 현실을 감싸고 있었다.

하지만 중3의 큰 하락은 그 합리화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때 처음으로 나는 멈춰 서서 내 태도를 바라보았다. 성적이 문제가 아니라, 나는 현실을 회피하고 있었다. 지금의 나에 안주하고, 변화할 이유를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밀어붙이길 거부하고 있었다. 그 문제는 내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였다. 그리고 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이상 나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그 순간이 전환점이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 내가 바뀌어야 한다.” 이 생각이 나를 다시 움직이게 했다. 거창한 목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대단한 결심을 한 것도 아니다. 단지 더 이상 합리화 뒤에 숨지 않고 지금의 나를 인정하겠다는 태도 하나였다. 그 태도가 나를 다시 책상으로 데려왔고, 나를 이전보다 단단한 방향으로 이끌었다. 니체가 말한 ‘자기극복’은 이런 구체적 전환 속에서 일어난다. 조건이 아니라 해석을 바꿨을 때, 인간은 스스로를 넘어설 힘을 얻는다.

이후로 나는 정체된 상태를 경계하는 사람이 되었다. 선택해야 하고, 판단해야 하고, 스스로 피드백을 만들어내는 순간들 속에서 나는 더 선명해졌다. 대담한 성격도 아니고, 늘 강한 사람도 아니었지만, 멈춰 서지 않으려는 태도만은 놓치지 않았다. 흔들릴 수는 있지만, 다시 일어서려는 마음이 있을 때 인간은 방향을 잃지 않는다.
이제 나는 알고 있다. 인생을 움직이는 것은 외부 조건이 아니라 내가 어떤 태도로 삶을 마주하는가이다. 같은 상황을 겪어도 누구는 무너지고 누구는 성장하는 이유는 그 사건을 해석하는 마음가짐의 차이다. 태도는 언제나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힘이며,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어온 것도 이 선택이었다.

그래서 앞으로도 나는 조건보다 태도를 먼저 보려 한다. 환경은 흔들릴 수 있지만, 태도는 흔들린 자리에서도 다시 선택할 수 있다. 결국 인생은 조건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다. 그리고 나는 그 태도만큼은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으로 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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