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공부를 했을까
나는 공부의 의미가 전혀 와닿지 않는 학생이었다. 공부를 해야 좋은 대학에 간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얼마나 공부해야 어떤 대학에 갈 수 있는지도 몰랐고, 좋은 대학이 어떤 도움을 주는지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공부는 늘 멀게만 느껴졌고, 나와 직접 연결되지 않은 과제처럼 보였다. 당연히 공부를 ‘해야 하는 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렇다고 아무 고민 없이 지낸 것은 아니었다. 내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종종 생각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공부는 하기 싫었고, 하고 싶은 일은 많았다. 게임, 친구들, 취미… 그 순간에는 다 의미 있어 보였지만, 깊게 들여다보면 대부분 한순간의 쾌락에 가까웠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지워보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일의 대부분은 내 인생 전체와 연결되지 않았다. 그렇게 불필요한 것들을 지워내고 나니, 남은 건 세 가지뿐이었다. 공부, 요리, 최소한의 운동. 그중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가장 큰 힘을 가진 건 공부였다.
나는 공부가 좋아서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의미를 깨달아서도 아니었다. 단지 내가 가진 선택지 중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길이 공부였기 때문에 선택했을 뿐이다. 해야 해서 한 것이 아니라, 그때의 나에게 남아 있던 유일한 길이었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