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벗어나는 순간
앞선 시간 동안 나는 세상에서 들려오는 말들을 나름대로 이해해 보려고 애썼다. 하지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선명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놀이는 이유가 없었고, 교회는 말과 행동이 달랐고,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은 멀게만 느껴졌고,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는 조언도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 모든 것들을 따라가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사람들이 왜 저렇게 자연스럽게 움직이는지 모르겠고, 왜 나만 계속 멈칫거리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점점 뒤처지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아이들은 이유를 묻지 않았고, 어른들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넘어갔지만, 나는 그 어느 쪽에도 잘 섞이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무엇을 잘못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이해가 안 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그 자리에 오래 서 있을 수 없었다. 누구에게 말한 것도 아니고, 혼자 결심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계속 그 안에 있으면 답답했고, 머릿속이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 날, 특별한 계기 없이 나는 걸음을 돌렸다. 그 순간이 내가 길에서 벗어난 때였다. 거창한 생각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나만의 길을 만들어야겠다는 의지가 생긴 것도 아니었다. 그저 ‘여기서는 더 못 있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어린아이의 판단은 단순했고, 그 단순함이 나를 움직였다. 나는 대단한 결심을 해서도, 일부러 반항해서도 아니었다. 이해되지 않는 것들 속에 오래 있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뛰쳐나온 뒤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누가 나를 붙잡지도 않았고, 어디로 가야 한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나는 그저 그 자리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걸어갔을 뿐이었다. 그때는 그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했다. 단지 어린아이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 공간을 떠나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이탈은 큰 사건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그것을 전혀 그렇게 느끼지 못했다. 그냥 이해하지 못한 자리에서 멀어진 것뿐이었다. 무언가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선택하기 어려운 세계에서 잠시 비켜난 것에 가까웠다. 그 단순한 움직임이 나를 길 밖으로 데려갔고, 나는 그곳에서 이전과는 조금 다른 공기를 느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