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 대한 짧은 글
상대방이 현재 나를 사랑하는 것도 그가 자유로운 인간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그가 나를 버리는 것도 역시 그의 자유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매우 역설적인 상황이다... 그래서 사르트르는 "지옥, 그것은 타자이다"라고 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돌아보면 타자란 치명적이지만 동시에 멋진 지옥 아닌가?
강신주 <철학이 필요한 시간> p.138(사계절)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는 나에겐 명백하게 지옥이다.
바람이 분다 시린 향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 다 알 것 같아
내게는 소중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이소라 <바람이 분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