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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코코 Oct 14. 2023

2023.10.13 새로운 사람

다이어트 재시작 44일 차

새로운 사람을 만났다. 회사가 아니라 사적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난 건 오랜만이었다. J님이 소개해준 책의 저자이자, 대학 친구이며, 유일한 남사친이라는 분이셨다. 나의 사정을 듣고 면담을 해주겠다 하셨다셔서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도와주시겠다는데 거절하기도 뭐 하고, J님과 얼굴도 볼 겸 가기로 한 자리였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순전히 J님의 아이디어로 마련된 자리라는 걸 알게 되었다. 게다가 떨떠름했던 시작과는 달리 의외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상호 접대모드로 서로를 배려해주고 있어서 기분이 상하려야 상할 수 없었고,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생각이 깊고 위트가 있는 분이셨던 것 같다. 역시 J님의 친구. 까다로운 허들을 넘은 사람. 아, 그럼 나도 그 허들을 넘은 좋은 사람인가? 크크


여러 가지 추상적인 개념을 정의하는 대화도 재미있었고, 무려 십여 년 만에 서로의 달랐던 뷰가 싱크 되는 걸 보는 것도 재밌었다. 친구분도 캐릭터가 강하셔서 그분에 대한 얘기를 듣는 것 자체도 재미있었다.  여러 가지 영화를 얘기하며 나눈 얘기들도 재밌었다. 많은 즐거운 이야기들이 있었고, 그 이야기들을 나누며 오간 따뜻한 분위기가 좋았다. (실제 몸은 좀 추웠다..)


3시간 반 가량 수다를 떨면서 내가 평소에 자던 시간을 넘겨 무려 10시가 넘어 귀갓길에 올랐다. 일기를 쓰는 지금은 12시가 넘었다. 요새 나 9시에 자는데... 하지만 요즘 들어 잘 없는 일을 한 날이니, 자기 전에 일기를 쓰고 자는 것으로!


어색함으로 시작했고, 은근히 낯을 가리는 와중 J님 친구분이니 한껏 접대모드를 발휘하다 (내 딴엔) 약간 지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걸 감수할 만큼 재밌기도 했다. 다음에도 또 이런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역시 사람을 좋아하는 건가? 낯을 가리는 편이긴 한데... 또 좋기도 하고... 모순적이다. 어쨌든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J님에게 감사한다.


오늘의 감정: 신선함, 리프레시됨, 각성된 기분, 약간 지침,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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