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아가 만들어 낸 '파이트 클럽' (1)

'Monster'를 통한 두 자아의 융합, 영화 <파이트 클럽>과 함께

by 호태

※ 이 글에는 영화 《파이트 클럽》의 핵심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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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 클럽' 스틸컷

아이린과 슬기, 두 자아를 만나기 전, 우리는 영화 <파이트 클럽>에 대하여 알 필요가 있다. 두 사람의 서사 구조가 영화와 닮아 있으며, 최근에 발매한 ‘TILT'의 뮤직비디오는 <파이트 클럽>을 오마주함으로써 그 연결점을 더욱 명확히 하였다.

‘TILT’ 뮤직비디오와 ‘파이트클럽’의 한 장면


'파이트 클럽' 스틸컷

<파이트 클럽>은 주인공 ‘나레이터’와 ‘타일러’가 등장한다. 불면증과 몽유병을 앓고 있으며, 현실 세계의 부조리에 순응한 채 살아가는 ‘나레이터’는 어느 날 비행기에서 우연히 ‘타일러’를 만나고, 이후 폭발사고로 집을 잃는다.


'파이트 클럽' 스틸컷

‘타일러’는 ‘나레이터’와 달리 거칠고 무질서한 인물이다. 세상에 저항하고 싶은 ‘나레이터’의 욕구가 반영된 것처럼 보이는 그는 의식의 흐름대로 살아간다.


'파이트 클럽' 스틸컷

영화를 시청한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사실 ‘나레이터’와 ‘타일러’는 같은 사람이다. ‘나레이터’의 세상에 저항하고자 하는 욕구가 무의식을 통해 ‘타일러’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러한 ‘두 자아’라는 설정은 아이린 & 슬기 유닛의 콘셉트와 연결점을 갖는다. <파이트 클럽>이 아이린 & 슬기의 어떤 부분과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자.


아이린 & 슬기 'Monster' 뮤직비디오 장면

우리는 먼저 유닛의 첫 시작이 되어준 노래 ‘Monster'를 알아야 한다. 'Monster'는 한 인간에게 존재하는 두 자아가 노래한다. 밤만 되면 꿈속으로 들어와 하나의 자아가 다른 자아를 괴롭히고, 자신과 동일시하려 한다. 가사에 집중해 노래를 살펴보자.


아이린 & 슬기 'Monster' 뮤직비디오 장면
“온몸 뚝뚝 꺾어, 침대 가까이 갈게, 무시무시하게 네 심장을 훔쳐 지배해.”
“I'm a little monster. 날 겁내. 널 괴롭혀 내 꿈만 꾸게 해. 난 춤추고 놀래, 가위눌린 너의 그 몸 위에 주문을 걸면, I'm a little monster."

-아이린 & 슬기 'Monster' 가사 일부

위의 가사는 1절 벌스, 아이린의 파트와 후렴구의 가사이다. 이 가사에서 침대 가까이 간다는 것, 내 꿈만 꾸게 한다는 것, 가위눌린 몸에 주문을 건다는 것을 통해 두 자아가 마주하는 것은 무의식 상태, 즉 수면 상태일 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의 조명, 왜, 그림자는 둘이야? 내 속에 다른 게 눈을 뜬 것 같아.”

-아이린 & 슬기 'Monster' 가사 일부


아이린 & 슬기 'Monster' 뮤직비디오 장면

위의 노래 가사는 본래의 자아가 무의식 중에서 생겨난 다른 자아로 인하여 혼란스러워하는 것을 표현하는 가사이다. 'Monster'에서는 두 자아는 공존하는 듯 하다가, 결국 하나로 융합된다.


이러한 노래의 서사는 <파이트 클럽>의 수면 장애를 앓고 있는 ’나레이터‘가 무의식 중에 ’타일러‘를 만들어냈다는 설정과 유사하다. 그리고 다른 자아가 본래의 자아를 압도하는 순간, 두 자아는 마침내 하나가 되었다. 이러한 융합은 안무로도 표현된다. 처음에 슬기가 아이린을 마리오네트처럼 조종하는 듯한 안무로 시작되는데, 마지막에는 이들의 위치가 바뀐다. 이는 두 자아가 결국에 하나가 되어서 누가 지배하는지, 당하는지조차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https://www.youtube.com/watch?v=o91OUaj4gm8

(출처: 레드벨벳 공식 유튜브 채널, [ONE-TAKE] Red Velvet - IRENE & SEULGI 'Monster' (Top Note Ver.) @IRENE & SEULGI THE STAGE) (0:00~, 2:48~) 참고

아이린 & 슬기 '놀이 (Naughty)' 뮤직비디오 장면

’Monster'의 가사는 <파이트 클럽>의 초반부터 중반부까지의 서사를 내포한다. ‘나레이터’가 ‘타일러’를 만나 영향을 받아 닮아가고 그의 행동에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기 전까지의 이야기가 이렇게 표현되었다. 이렇게 하나가 된 자아는 어떻게 분열되었을까? 각각의 자아는 어떠한 특성과 기질을 가지고 있을까? 이것을 'Monster'의 후속곡 ‘놀이 (Naughty)'와 각 멤버들의 솔로 앨범을 통하여 살펴볼 예정이다. 분열된 자아의 이야기는, 호태와 함께 다음 칼럼에서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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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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