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한 Hide & Seek 놀이
※ 이 글에는 영화 《파이트 클럽》의 핵심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나가 된 자아는 어떻게 분열되었을까? 먼저 첫 유닛 활동의 후속곡 <놀이 (Naughty)>의 가사를 살펴봐야 한다.
“아닌 척하지만 흔들린 두 눈. 신호를 줄 듯 말 듯 자꾸 너를 놀려.”
“애타는 눈빛, 몸짓 티가 나지.”
-아이린 & 슬기 '놀이 (Naughty)' 가사 일부
곡에서 화자는 상대를 애타게 만들며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상대를 쥐었다 펴는 관계는 <파이트 클럽>의 타일러와 나레이터를 떠올리게 한다. 극 중 타일러는 나레이터에게 질투와 동경을 불러일으키고, 이를 이용하여 나레이터를 더욱 애타게 만든다.
여기서부터 나레이터와 타일러가 점점 어긋나기 시작한다. ‘놀이 (Naughy)’는 ‘Monster’에서 하나가 된 자아가 분열되는 서사를 담고 있는데, 이러한 점에서 이 곡은 <파이트 클럽>의 중반부의 서사와 맞닿아 있다.
“눈감아 셋 셀 테니 나를 찾아봐봐. 넌 아마 이리저리 헤맬지도 몰라.”
“아슬아슬한 Hide & Seek.”
-아이린 & 슬기 '놀이 (Naughty)' 가사 일부
화자와 상대 사이에 느껴지는 긴장감을 숨바꼭질이라는 소재로 풀어내었다. 이런 숨바꼭질을 하는 듯한 서사는 타일러가 사라진 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그를 찾아다니는 나레이터의 상황과 유사하다. 마치 자신을 애타게 찾는 나레이터를 보며 타일러가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 놀이는 두 자아의 긴장감 넘치는 관계를 재치 있게 풀어낸 곡이다.
놀이 뮤직비디오에서 두 사람이 갈라지는 장면은 첫 칼럼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분열을 통해 하나였던 아이린과 슬기라는 두 자아가 마침내 자신만의 모험을 시작했다.
이런 두 자아의 흔적은 멤버들의 솔로 앨범을 통해 드러난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슬기의 ‘28 Reasons’는 선과 악이 공존하는 화자를 통해 두 자아의 기질은 전혀 다름을 알려준다. 이는 이들이 결국 분열이라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이린의 ‘Like A Flower’는 ‘더 다정해질 용기’를 품고 살아가는 순수함을 이야기한다. 반면 슬기의 ‘Baby, Not Baby’는 순진해 보이지만 실은 ‘그냥 내 사랑을 믿어’라 말하는 주체적인 악동을 표현한다. 두 사람이 그려낸 이야기는 어디로 흘러갈까. 아이린과 슬기의 파이트클럽을 다음 시간에 본격적으로 관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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