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좋아하는 블록놀이, 계속해도 좋을까

놀이의 균형은 곧 뇌 발달의 균형이다

by 브로콜리 뇌미술

유아기와 아동기 놀이환경에서 블록놀이는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교육적가치가 높은 놀이로 인식되어 왔다. 많은 부모와 교사는 블록놀이를 통해 아이가 집중력을 기르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블록놀이는 아이의 인지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놀이임이 여러 연구와 현장 경험을 통해 확인되어 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블록놀이가 아이의 뇌발달 전반을 충분히 자극하는 놀이인가에 대해서는 보다 냉정한 시선이 필요하다. 블록놀이는 분명 장점이 많은 놀이이지만, 단독 놀이로 활용될 경우 분명한 한계 또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록놀이는 공간지각능력과 논리적 사고력, 집중력, 인내심발달을 돕는다.


블록놀이의 가장 큰 장점은 공간지각능력과 논리적 사고발달이다. 아이는 블록을 쌓고, 끼우고, 배열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크기, 높이, 무게, 균형과 같은 공간 개념을 체득한다. 블록이 무너지는 경험은 실패로 끝나지 않고, 다시 시도하고 구조를 바꾸는 문제해결 과정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반복적인 시도는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는 논리적 사고의 기초를 형성하며, 이는 수학적 사고와 과학적 사고의 토대가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의 전두엽은 계획하고 예측하며 수정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고, 이는 고차 사고능력의 발달로 연결된다.또한 블록놀이는 집중력과 인내심을 기르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하나의 구조물을 완성하기 위해 아이는 일정 시간 한 활동에 몰입해야 하며, 중간에 무너지더라도 다시 쌓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러한 경험은 주의집중 시간을 자연스럽게 늘리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 태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외부 자극이 많은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블록놀이는 비교적 안정적인 몰입 경험을 제공하는 놀이로 작용한다.



블록놀이는 소근육발달에 효과적


소근육 발달 역시 블록놀이의 중요한 장점이다. 블록을 집고, 맞추고, 끼우는 손동작은 손과 눈의 협응 능력을 향상시키며, 손가락 조절력과 힘 조절 능력을 발달시킨다. 이는 이후 글쓰기, 그리기, 만들기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될 수 있는 기초 기능이다. 더불어 블록놀이는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놀이이기 때문에 자기주도성과 자기조절력을 기르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블록놀이의 단점


1.제한적 자극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블록놀이는 분명한 한계를 지닌 놀이이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부분은 감각 자극의 제한성이다. 블록놀이는 주로 시각 정보와 손의 소근육 움직임에 의존하는 놀이로, 촉감의 다양성이나 재료의 저항감, 온도, 질감과 같은 풍부한 감각 자극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전신을 사용하는 움직임이나 대근육 활동이 거의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감각통합 측면에서 볼 때 자극영역이 한정적이다.


2. 정서표현과 언어발달의 한계

또한 블록놀이는 정서표현과 언어발달 측면에서 한계를 가질 수 있다. 아이가 블록 구조물 만들기에 깊이 몰입할수록 감정을 말로 표현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시간이 줄어든다. 특히 혼자 놀이로 진행될 경우, 아이는 자신의 내적 사고과정에만 집중하게 되어 타인과의 상호작용이나 언어적 교류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 발달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3.형태적, 구조적 표현의 한계

블록이 갖고 있는 형태적, 구조적인 속성이나 본래적 특성에 의해 블록놀이가 결과 중심 놀이로 흐르기 쉽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설명서나 정해진 모델을 따라 만드는 블록놀이는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정답 구조에 아이를 가두기 쉽다. 이 경우 아이는 자유롭게 변형하고 표현하기보다 주어진 형태를 정확히 재현하는 데 집중하게 되며, 이는 창의적 사고와 상상력의 확장을 제한할 수 있다. 반복적으로 동일한 패턴의 쌓기 놀이만 이어질 경우, 뇌 자극 역시 특정 영역에만 국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3.지속성의 한계

블록놀이는 교감활동과 다양한 미세근육을 활용한 신체활동이 부족한 놀이이다. 신체감각과 움직임을 통해 정서를 해소해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충분한 만족감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블록놀이는 아이의 발달을 위해 반드시 다른 놀이와 함께 구성되어야 하는 놀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블록놀이는 몰입도가 높은 놀이로 인식되지만, 실제 놀이현장에서는 놀이의 지속성이 개인차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한계를 가진다. 일부 아이들은 블록쌓기 과정에 장시간 집중하며 구조를 완성해 나가지만, 많은 아이들은 일정 수준의 구조를 반복한 이후 흥미를 급격히 잃거나 놀이를 중단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블록놀이가 주로 인지적 사고와 소근육 사용에 집중된 놀이이기 때문에, 신체움직임이나 감각변화가 적고 정서적 환기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가 많거나 감각자극을 통해 정서를 조절하는 아이들의 경우, 블록놀이는 초기 흥미는 높을 수 있으나 놀이가 장시간 지속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동일한 쌓기 패턴과 반복적인 구조 시도는 새로운 자극을 제공하지 못해 놀이동기가 빠르게 감소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아이는 놀이를 끝내거나 다른 활동으로 쉽게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놀이 지속성의 한계는 블록놀이가 아이의 전두엽 기능을 자극하는 데에는 효과적이지만, 감각·정서·운동 영역을 동시에 활성화시키는 데에는 제한적이라는 점과도 연결된다.



놀이의 균형이 중요


이러한 이유로 블록놀이는 단독 놀이로 활용되기보다는 만들기미술과 같은 다감각적 활동과 함께 이루어질 때 교육적 가치가 더 커진다. 만들기미술은 다양한 재료를 만지고 자르고 붙이며 형태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시각, 촉각, 수용감각, 전신 움직임까지 폭넓게 자극한다. 아이는 재료의 특성을 직접 느끼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형태로 표현하며, 언어와 정서, 사고와 행동을 통합적으로 연결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블록놀이가 사고력 중심의 놀이라면, 만들기미술은 뇌 전체를 연결하는 놀이이다. 사고, 감각, 운동, 정서, 실행, 조절, 언어 영역이 동시에 작동하며, 이러한 통합적 자극은 아이의 뇌에 보다 균형 잡힌 신경회로를 형성한다. 따라서 아이의 건강한 뇌발달을 위해서는 블록놀이와 만들기미술이 대립되는 선택지가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는 교육적 도구로 함께 구성되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놀이가 더 좋으냐가 아니라, 아이의 뇌가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되고 연결되느냐이다. 블록놀이는 아이의 사고력을 키우는 훌륭한 시작점이 될 수 있지만, 그 위에 감각과 정서, 표현과 다양한 움직임이 더해질 때 아이의 뇌는 비로소 입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놀이의 균형은 곧 뇌 발달의 균형이며, 이 균형을 부모가 어떻게 설계하느냐이다. 브로콜리뇌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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