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
오늘도 가이드의 일찍 기상 요청으로 7기 30분에 모두 버스에 승차했다. 날마다 조금씩 늦었던 언니가 일찍 나오자 박수를 쳐주며 기뻐한다. 관광은 시간 싸움이라 미리 가야 사람정체를 피할 수 있다고 누누이 강조한다. 맞는 말이다. 관광버스가 줄지어 서 있는 걸 보며 먼저 가서 그 장소를 만끽하는 사람이 우선이리라.
그러나 동방 불도에 도착하니 벌써 여러 관광버스가 눈에 들어온다. 입구에는 부처의 동상이 성벽입구의 위에 있어 지그시 오는 관광객 들을 맞이하고 있다.
동방불도 / 东方佛都 (Oriental Buddha Capital)는 중국 쓰촨성(四川省) 레산(乐山, Leshan) 시에 위치해 있으며 1994년 5월에 개방된 최신 인공으로 만든 불교조각 예술품들이 있는 곳이다. 즉 고대 석굴석각 양식과 전통을 본떠 “복원(復古)” 및 “재현(重建)”한 테마정원이다. 그러나 산 전체 일부를 와불의 몸으로 삼은 170m 와불의 웅장한 규모나, 긴 동굴 통로 양쪽에 조각된 수많은 불상들이 있는 만불동 지하궁전의 압도적인 규모는 중국의 대국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산 전체를 뒤에 배경으로 누워있는 거대한 와불상은 현대의 기술과 예술가의 손길로 ‘전통석굴석불의 감성’과 ‘새로운 시각적 감동’을 주는 장소이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어우러져 신비로운 종교의 세게를 보여주는 듯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절벽을 깎거나 자연 지형을 활용하여 만든 머리부터 발끝까지 길이 약 170미터에 달하는 대형 와불상이 눈에 들어온다. 산 자체를 활용해 부처의 몸을 표현, 숲과 식물이 자연스럽게 ‘옷’처럼 덮여 있어서, 와불상이 추구하는 평온함·영원한 휴식 또는 해탈의 부처님 미소로 누워있어 보는 사람도 잠시 정신적 휴식을 느껴본다.
길이 700m에 달하는 동굴로 들어서자 다양한 크기의 불상과 벽면과 천장에 수많은 불상이 새겨져 있어 이름 그대로 “만불동(만 개의 불상)”이라 불리는 동굴 안으로 들어서니 마치 기독교의 성서를 해석하는 과정을 보듯 다양한 부처들이 눈에 들어온다. 유혹하는 여인들 앞에서도 수행하는 모습의 부처 조각상도 인상적이고 51m의 병을 고쳐주는 부처 약사여래, 자연 암석을 깎아 만든 높이 33m의 석가모니 좌불상, 우아한 자세와 온화한 미소를 지닌 9m 높이의 관세음보살 상이 인상적이었다.
예수의 탄생을 그린 그림처럼 불교설화나 인물들을 묘사한 조각품은 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듯 하다.
동굴에서 나와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낙산대불을 보기 위해 계단을 내려간다. 락산대불이 만들어진 계기도 흥미로웠다. 이 지역은 민강·청이 강·대도하 세 강이 만나는 지역으로 비가 많이 와 홍수가 범람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해통 스님이 이 홍수를 막기 위해 당나라 713년 절벽을 깎기 시작하여 90년의 공사를 거쳐 803년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높이 약 71m이고 귀 길이 7m에 달하는 이 거대한 불상은 오랜 세월의 시간이 말해주듯 이끼가 끼어있고 비바람에 시달려 부처의 모습이 더 온화하게 보이게 만든다. 머리 부분의 조각, 귀의 구멍, 큰 발등 등에 나타난 세밀한 손길은 절벽을 깎아 만들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현대의 기술로도 절벽을 깎아 저렇게 정교하게 만들 수 있을까? 몇백 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그 당시의 예술혼이 후손들에게 그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감동을 주는 장면이었다. 우리는 계단을 통해 직접 내려와 불상을 보았지만 일부 관광객들은 유람선을 타고 불상들을 감상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자연, 인간, 신앙, 전설이 뒤엉켜 하나의 풍경을 이룬 이 거대한 불상을 보며 예전의 화려함은 사라진채 미륵불을 세워서 사람들의 평안, 후생, 신앙적 위안을 주려는 종교의 위대함을 다시 느끼게 한다.
강과 산을 배경으로 점차 이끼가 끼어가는 부처의 상을 보며 백 년도 제대로 살지 못하는 인간의 나약함이 갑자기 밀려온다.